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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스-나이츠 챔프전 벼랑끝 승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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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스포츠는 그냥 스포츠 일뿐(Sport is just sport)'이라고 흔히 말한다.

그러나 '민족과 역사'는 결코 스포츠와 따로 떼어내 생각하기 어려운 명제다.'월드컵 16강'은 한국인들의 숙원이며 올림픽 개막식에 '9·11'테러로 찢어진 성조기를 기어코 들고 나온 것은 미국인들의 '애국심'이다.

'4·19'가 있는 한 주,'봉달이' 이봉주는 어렵던 시절 한민족의 역사가 깃들인 길을 다시 달리며 다시금 '조국애'를 일깨운다. 16일 새벽(한국시간)에 열리는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서 2연패를 노리는 것이다.

이 대회는 1947년 서윤복 선수가 독립된 정부도 없는 상태에서 이역만리 외국 땅에 '코리아'를 알렸고, 50년에는 함기용·송길윤·최윤칠 선수가 나란히 1·2·3위를 휩쓸어 한국인의 기상을 세계에 떨친 무대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51년 만에 월계관을 쓴 한국인이 됐던 이봉주가 또 다시 불굴의 투혼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프로농구는 이번 주에 대망의 2001~2002 시즌 챔피언이 탄생한다. 동양 오리온스와 SK 나이츠가 2승2패로 팽팽한 균형을 이룬 가운데 15일 잠실에서 5차전이 열린다.7전4선승제이기 때문에 이르면 17일 대구에서 축포가 울릴 수도 있지만 7차전까지 갈 경우에는 19일까지 기다려야 한다.

현재까지 결과는 '동양의 일방적 우세'라던 당초 예상을 비웃듯 나이츠가 무서운 투혼을 발휘하고 있다. 특히 챔피언전 불패의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서장훈의 활약이 눈부시다.

프로야구에서 가장 관심을 모으는 경기는 17일 대전에서 벌어지는 기아-한화전이다. 이 경기에서 한화 투수 송진우는 한국프로야구 통산 최다승투수라는 영광스런 자리를 노린다. 송진우는 개막전 완봉승을 비롯, 올 시즌 두 차례 등판해 모두 승리해 개인통산 1백46승을 기록하며 선동열이 가지고 있던 최다승기록과 타이를 이룬 바 있다. 36살의 송진우는 현재 쾌조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어 이날 기록 달성이 유력하다. 그러나 기아로서는 대기록의 희생양이 되지 않으려고 방망이 끝을 날카롭게 세울 게 분명한 만큼 그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메이저리그에서는 네 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한 김병현의 무실점 행진이 계속될지 눈여겨 볼 만하며 벌써 7개의 홈런을 기록한 배리 본즈의 홈런행진도 관심거리다.

축구 국가대표팀 '히딩크 사단'은 주말인 20일 대구에서 코스타리카와 일전을 벌인다. 유럽전지훈련에서 얻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한층 성숙한 기량을 보여주었으면 하는 것이 국민들의 바람이다. 이에 앞서 18일(한국시간)은 FIFA가 정한 'A매치데이'로 포르투갈·폴란드·미국 등 한국과 한조인 세 나라가 일제히 평가전을 갖는다. 상대 전력의 허점을 파악할 수 있는 또 한번의 기회다.

민속씨름은 18일부터 나흘간 올 시즌 두번째 정규대회인 익산장사씨름대회를 치른다. 올 시즌 두 개 대회에서 세번의 우승을 차지한 이태현이 여전히 강세를 이어나갈지가 관심거리다.

왕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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