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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에 뜬 공원… 서울 명소로 뜬다 : 26일 문여는 선유도 공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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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한강 가운데 떠 있는 섬에 걸어서 갈 수 있다니 정말 근사해요. 섬 전체가 공원이어서 마음에 쏙 들어요."

11일 오후 서울 한강시민공원 양화지구 둔치. 점심시간에 강변에 나온 회사원 이혜림(24·여)씨는 개장을 2주 앞두고 막바지 공사가 한창인 선유도(仙遊島)공원과 보행자 전용 다리 선유교(仙遊橋)를 보고 감탄을 연발했다.

오는 26일 문을 여는 선유도공원이 벌써부터 서울의 새 명소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3만3천평 규모의 선유도는 1978년부터 서울 마포·서대문·구로구 등에 하루 23만t의 수돗물을 공급하는 정수장으로 사용돼 왔다.

그러나 강북·뚝섬·영등포정수장 등이 차례로 지어지면서 2000년 12월 폐쇄된 뒤 환경공원으로 탈바꿈하는 공사가 진행돼 왔다. 한강 최초의 보행자 전용 교량인 선유교(4백68m)도 26일 함께 개통된다.선유도공원은 연중 무휴·무료로 개방할 예정이다.

◇물 위에 뜬 재활용 공원=선유도는 고려시대 중국 사신들이 풍광에 감탄했던 한강의 절경. 조선시대 대표적 화가인 겸재(謙齋) 정선(鄭敾)은 선유도가 배경인 그림을 남기기도 했다.

섬에는 해발 40여m의 봉우리가 있었으나 1925년 일제(日帝)가 민족정기 말살을 위해 바위를 깎아내 현재와 같은 평지가 됐다. 서울시가 1백64억원을 들여 만든 선유도공원은 12만그루의 화초·나무가 심어져 수풀이 우거졌던 옛 모습을 조금이나마 되찾게 됐다.

공원에서 사용되는 물은 화학약품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갈대·꽃창포·달뿌리풀 등 물 속에서 사는 식물들에 의해 정화돼 공급된다. 공원 시설은 과거 정수장에서 사용하던 것을 재활용했다. 아이들이 타는 미끄럼틀은 직경 1.5m의 낡은 상수도관을 잘라 만들었고 담쟁이로 장식되는 30여개의 기둥은 기존 건물을 철거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을 썼다. 이처럼 공장 시설을 재활용한 공원은 국내에서 처음이다.

서울시 한강사업기획단 권종화(權鍾華·40)씨는 "완전히 새로 만드는 것보다 더 애를 먹었지만 재활용 공원을 만들어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섬과 강변을 잇는 선유교도 환경을 생각한 다리다. 다리 바닥과 난간이 나무로 만들어져 철거 때 콘크리트로 인한 오염을 줄일 수 있다.

선유교의 야경도 일품이다.다리 난간에 2m 간격으로 촘촘히 박힌 조명등이 밤마다 은은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아치 밑 대형 조명에서 나오는 무지개 빛깔은 강물을 아름답게 물들인다.

◇찾아가는 길=지하철 2호선 당산역 또는 2,6호선 합정역에서 내려 양화대교 방향으로 15분 정도 걸어가면 된다. 장애인은 공원안 주차가 가능하므로 양화대교를 통해 진입할 수 있다. 일반인들은 인근 한강시민공원 양화지구 주차장을 이용해야 한다.

김선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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