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던 삼성전자가 최근엔 증시를 울리고 있다.
외국인들의 매도공세가 끊이지 않아 증시 자금을 빨아가는 '블랙홀'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올해 사상 최대 이익을 낼 것이란 기대에도 불구하고 외국인들은 올들어 9일까지 무려 2조3천억원어치(우선주 포함)를 순매도했다. 이는 같은 기간 외국인 전체 순매도(2조2천억원)보다 많은 것으로, 외국인들은 올들어 삼성전자만 팔아치운 셈이다.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은 지난 1월 60%에서 현재 55%대로 떨어져 최근 1년 중 최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9·11 테러사태 이전보다 낮아졌으니 대충 순매도가 그칠 때가 됐다고 증시 전문가들은 진단했지만 여지없이 빗나갔다.
이와 관련, 교보증권은 "외국인들은 삼성전자가 아무리 좋아도 신흥시장 포트폴리오 상 적정규모 이상 보유하기는 힘든 상황"이라며 "적정 보유금액은 26조~30조원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실제 올들어 외국인들은 삼성전자 보유금액이 30조원을 넘으면 매도공세를 강화하고 26조원 근처까지 떨어지면 매수로 돌아서는 패턴을 보여왔다.
<그래프 참조>그래프>
현재 외국인들의 삼성전자 보유금액은 31조2천억원. 결국 주가가 현 수준을 유지한다면 앞으로 나올 매물이 1조2천억원은 될 것이란 계산이 나온다.
물론 주가가 떨어져도 보유금액은 저절로 줄어든다. 외국인들이 팔지않아도 삼성전자 주가가 35만원대로 하락하면 보유금액은 30조원 밑으로 낮아진다.
교보증권 최성호 책임연구원은 "당분간 외국인들이 삼성전자를 계속 내다 팔 것으로 생각하고 투자에 임하는 것이 오히려 마음 편할 것"이라며 "주가는 결국 실적을 따라 움직이게 마련이고 국내 기관과 개인들이 매수에 적극 나서고 있어 장기 상승 추세는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광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