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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수신료 인상은 안 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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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KBS는 현재 가구당 월 2500원인 TV 수신료를 3000~6000원으로 인상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라고 한다. 이유는 광고수입을 줄이고 공영성을 강화하겠다는 것인데 우리 국민 어느 누가 이 말을 곧이곧대로 믿겠는가.

국가기간 방송인 KBS가 그동안 얼마나 많은 편향적 보도로 공정성을 훼손했는지는 자신들이 더 잘 알 것이다. 더군다나 경제가 어려워 하루하루 살아가기 힘든데 지난 7월 1일 우편요금 인상을 시작으로 전기.버스.가스.상하수도 요금, 담뱃값 등 줄줄이 공공요금 인상을 앞두고 있어 서민 가계에 적지 않은 부담을 줄 것으로 보이는 이때, 덩달아 TV 수신료까지 인상하려고 하니 국민의 원성이 하늘을 찌르고 있음을 왜 모르는지 또는 알고도 모른 체하는지 정책을 담당하는 높은 양반들에게 묻고 싶다.

KBS가 수신료 수입(39%)보다 광고수입(53%)이 많아 재정 운영에 고충이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으나 예비비 109억원을 직원들의 특별성과급(보너스)으로 지급한 사실이 감사원 특별감사에서 드러났듯이 KBS가 방만한 경영을 하고 있다는 사실만 보더라도 아직은 수신료 인상을 논할 때가 아니라고 본다. 이외에 드라마 제작비와 출장비 과다지출로 인한 예산 낭비도 심각한 수준이라고 한다. 수신료 인상 이면에는 직원들의 임금 인상을 위한 숨은 의도가 있지 않나 생각할 수도 있다.

지금도 KBS는 1인당 평균 연 8000만원이라는 적지 않은 급료를 받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 이보다 더 많은 임금을 받는 곳이 어디 있나? KBS는 정말 각성하고 국민을 위하는 정책을 펼 것을 당부하고 싶다.

공영방송의 모델로 꼽히는 영국의 BBC와 일본의 NHK에서도 경영정상화 방안이 한창 거론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영국의 BBC는 관리체계를 일신하기 위해 전체 인력 2만8000명 중 6000명을 감원하고 예산의 15% 정도를 삭감한다고 하니 우리도 여기서 교훈을 얻고 배워야 하지 않을까.

BBC처럼 전체 인원의 15~20%를 구조조정하고 예산을 삭감하며 전임노조원을 적정인원인 6명 정도로 하는 등 최소한의 공정성 유지와 경영합리화 실현을 위해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보인 뒤에야 수신료 인상의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본다. 그 전에는 어떠한 명분과 이유를 대도 TV 수신료 인상은 절대 안 된다고 생각한다.

강태전 제주도 서귀포시 동흥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