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대선후보 走者 인터뷰 ④·끝 이 상 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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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출마한 이상희(李祥羲)후보는 '과학 경제 대통령'을 강조했다. 그는 8일 "지식기반 사회의 기반인 과학은 합리적·창의적 사고의 바탕이고 사회변혁의 기초"라며 "과학기술은 경제의 뿌리"라고 말했다. 그는 스스로를 '돈키호테' '왕따'로 표현하고 "늘 찢고 싸우는 속에서 고독한 정치를 하면서 어떻게 정치를 잘 마무리할까 생각해왔다"고 말했다. 일문일답.

-다른 후보에 비해 주장이 독특하다.

"국가지도자도 지식기반 사회의 시대상에 맞춰야 한다. 우리 사회는 아직도 사농공상(士農工商)식의 생각을 하고 있는데 중국의 장쩌민·후진타오, GE의 잭 웰치 모두 이공계 출신이다."

-중요한 정책 아이디어는 뭔가.

"전자정부·전자민주주의다. 현재는 젊은이들이 가장 창의성이 큰 나이에 군대를 가는데, 전자 군복무 제도, 즉 일정 기간 사회 전문분야에서 복무하도록 하는 발상도 필요하다."

-윤태식 게이트와 관련, 금품수수 의혹으로 기소된 것과 출마선언을 연결하는 시각이 있다.

"여당 대변인이 열두번이나 수사를 촉구하는 논평을 했다면 무슨 의미일지 국민이 잘 판단할 것이라고 본다. 누구보다 깨끗하게 살아왔다고 생각한다."

-부산시장에 출마하려다 대선쪽으로 돌렸는데.

"중앙의 벽이 두꺼워 지방부터 바꾸려 했는데 내려가 보니 지방이 더 두껍더라. 게다가 당초 하려던 일이 국가적 일이었다. 지지 자체를 기대한 것은 아니다. 시대의 당위와 제2의 IMF사태를 막기 위해 나섰다. (나를)돈키호테라고 한다. 정치인 사이에선 왕따 당하는 편이다. 그러나 나를 왕따시키는 고루한 정치가 IMF를 불렀다고 본다."

-어느 정도 득표할 것으로 보나.

"'세(勢)를 염두에 두고 정치해오지 않았다. 세를 생각했다면 과학기술을 주장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보이지 않게 지역문제보다 이공계 출신이 불평등한 대우를 받는다. 이들이 지지로 돌아설 것이다."

-지지가 기대에 미치지 못해도 경선엔 끝까지 참여하나.

"정치신념 때문에 나온 것이다. 수나 지지에 연연해하지 않는다."

-일부 후보는 경선기탁금 2억원이 많다고 하는데.

"오히려 굉장히 싸다. 이런 나의 생각을 국민에게 불어넣을 수 있다면 20억원, 2백억원이라도 싼 것이다. 다니던 동아제약을 퇴직하면서 사뒀던 강남땅 1백평을 팔아 빚도 갚고 기탁금도 냈다. 독립운동하는 자세다. 마음을 비웠다."

-민주당 노무현 후보의 언론관에 대한 견해는.

"민주주의의 기본은 자유언론이다.그래야 다양성·전문성이 공존한다."

고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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