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과천 아파트 '양도세 추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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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아파트 기준시가 인상 여파로 서울 강남권과 과천 등지의 재건축 대상 아파트 시장이 급속히 얼어붙고 있다. 매물이 빠르게 회수되면서 거래가 거의 끊겼고, 일부 아파트는 가격 하락 조짐도 보인다. 중앙일보 조인스랜드와 부동산114 조사 결과 지난주 아파트 매매값은 서울 0.29%, 신도시 0.21%, 수도권이 0.3% 오르는 데 그쳤다.

가장 큰 동요를 보인 곳은 서울·경기도의 재건축 대상 아파트들이다. 기준시가가 평균 54.5%나 오른 과천은 매물이 재빨리 들어가고 있다. 주공공인중개사무소 장호열 사장은 "올 초부터 기준시가 인상에 대비하고 있었기 때문에 팔 사람은 대부분 팔았다"며 "하지만 집값이 조정기를 거치는 과정에서 기준시가가 갑자기 올라 당분간은 거래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남구 개포주공, 송파구 잠실주공·둔촌주공, 강동구 고덕주공·시영 등 서울지역 대표적인 저층 재건축 아파트도 양도세 부담폭이 커지자 매물이 줄었다.

최근 잠실저밀도지구에서 사업 1순위를 따내며 가파른 상승세를 타던 송파구 잠실4단지는 일주일 새 3천만~4천만원 떨어졌다. 잠실동 로얄공인중개사무소 최한기 사장은 "매수·매도자 모두 득실을 따질 시간이 필요해 앞으로 한달 정도는 매도·매수자간에 눈치작전이 이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국세청이 지난 4일자로 기준시가 인상을 유예 기간 없이 전격적으로 시행하는 바람에 이날 이전에 잔금을 정산하지 못한 사람들은 발을 구르고 있다. 일부 매도자들은 발빠르게 등기하거나 매수자와 협의해 잔금날짜를 앞당기는 촌극도 벌어지고 있다.

서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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