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김밥·김치에 특식은…' 北 대표팀에 관심 집중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남아공 월드컵에 진출한 북한 축구대표팀의 일거수일투족에 전세계 언론과 현지 주민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AP와 dpa 통신이 20일 보도했다.

전세계에서 가장 폐쇄적인 공산주의의 ‘마지막 보루' 북한을 직접 경험할 기회가 많지 않아 더욱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는 게 해외 언론의 평가다.

북한 대표팀은 경기에서는 진지한 모습이지만 경기장을 나서면 미소도 짓고 손도 흔드는 등 활기찬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물론 이들은 남아공에서도 다른나라 대표선수들과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에서 생활하고 있다.

호텔 안에서 특별히 준비한 음식만 먹고, 연습장을 오갈 때도 반드시 그룹으로 움직이는 것은 물론 버스에 타서도 창문 커튼을 치는 등 일반인의 시선을 가급적 피하려 한다.

특히 음식은 평양에서 함께 온 요리사가 준비하는데, 김밥과 김치에 후식으로는 딸기·포도·수박 등이 제공된다. 지난 16일 조별리그 1차전인 브라질과의 대결을 앞두고는 찰떡이 특식으로 나오기도 했다.

첫 경기를 앞둔 지난 12일에는 이번 월드컵 기간 유일한 관광 코스로 요하네스버그 동물원을 찾아 악어, 사자, 북금곰 등을 둘러보며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동물원의 레타 마들라라 대변인은 “북한 선수들은 매우 친근감이 있었고 여유로웠다. 아주 훌륭한 사람들이었다”면서 “그들은 ‘시간이 얼마 없고 북한에는 동물원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고 기억했다.

북한 선수들은 다른 관광객들과 어울리는 것을 아주 즐거워했으며 사진을 찍고 사인을 해주기도 했다고 한다.

마들라라 대변인은 “선수들은 모든 사람들과 말을 주고받았고 대부분은 영어를 조금 할 줄 알았다”고 말했다. 북한 선수들은 또 남아공 현지어도 배워서 써먹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들은 또 프리토리아 훈련장에서 운동을 하면서도 때때로 사진 촬영이나 비디오 촬영를 했으며, 체육관측을 위해 운동셔츠에 사인을 해주며 영어와 한글로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북한 선수들이 호텔 숙소에서는 다시 엄격하게 격리된 상태로 돌아가지만 예외도 있다.

일본에서 활동하고 있는 안영학 선수는 인터넷 서핑이나 채팅을 즐긴다. 해외 원정 때마다 항상 닌텐도와 노트북 PC, 아이팟 등을 들고 다닌다는 정대세 선수는 이번 월드컵 기간에는 이를 자제하겠다고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밝힌 바 있다.

북한 선수들에 대한 이런 ‘과도한’ 관심은 선수 4명의 잠적설을 빚기도 했지만, 이후 북한팀이 선수 23명 전원을 훈련장에 내보내 오보로 드러나기도 했다.

디지털뉴스 jdn@joins.com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