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월드컵 열면 한국이 최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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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IT월드컵이 열린다면 한국은 이미 결승전에 진출한 거나 마찬가집니다."

IT 전문 포럼 주관업체인 미국 다사르사(DASAR)사의 알렉스 뷰(Alex Vieux·45·사진)회장이 5월9~10일 서울에서 열리는 ATRE 행사 준비를 위해 한국을 찾았다.

ATRE(Asian Technology Roundtable Exhibition)는 1992년 시작된 아시아 IT 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의 모임. 격년제로 열리며, 그동안 일본과 대만에서만 개최됐고 한국에서는 올해가 처음이다. 뷰 회장은 세계 IT업계 CEO 모임인 ETRE(European Technology Roundtable Exhibition)도 함께 이끌며 IT업계의 마당발로 불리고 있다.

월드컵을 앞두고 서울에서 열리는 올해 ATRE 행사에는 미국 시만텍사의 존 슈워츠, 커머스원사의 데니스 존 사장 등과 국내 IT업계 지도자들이 대거 참석, 이동통신·벤처투자 등에 대한 토론을 갖는다.

그는 "90년대만 해도 한국은 IT분야의 '선수'가 아니었으나 지금은 IT 선도국가가 돼 서울에서 행사를 갖게 됐다"며 "이는 고급인력 양성 등 지적 자본에 대한 한국의 꾸준한 투자 덕분"이라고 평가했다. 한국이 다양한 IT제품·기술을 생산할 뿐 아니라 제품에 대한 반응을 즉각적으로 보여주는 폭넓은 소비자층을 가진 것도 성공 요인 중의 하나라고 덧붙였다.

세계 IT산업의 전망에 대해 그는 "세계화와 단기적 투자이익 중시라는 방침 아래 계속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IT업계의 CEO에 대해서는 "빠른 결정·집중력·혁신에 대한 강한 의지에 충성도 높은 직원을 가지고 있는 것이 장점"이라면서도 "지나치게 기술 중심적이어서 시장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국제화에 대한 의식이 희박한 것이 단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기업운영에 있어 기술비중은 25%에 불과하며 시장파악과 재무·인사관리 능력이 중요하다"며 "한국 CEO들은 국내에서의 성공에 만족하는 경향이 높다"고 꼬집었다.

그가 만나본 CEO 중 가장 뛰어난 인물로 한국에서는 삼성전자의 진대제 사장, 세계적으로는 미 마이크로소프트(MS)사의 빌 게이츠 회장을 꼽았다.

그는 "두 사람 모두 정열적으로 일을 사랑하고 세계화된 마인드의 소유자로 기술뿐 아니라 시장에 대한 이해가 뛰어나다"고 평했다.

프랑스 태생인 뷰 회장은 파리대 법대를 졸업하고 미 스탠퍼드대에서 MBA 과정을 이수했으며, 프랑스 르 몽드지 특파원 등을 거쳐 90년 다사르사를 설립했다.

2000년에는 타임지에 의해 '유럽 신경제를 이끄는 25인'중 한명으로 꼽히기도 했다.

염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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