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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분청사기의 새로운 발견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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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호 06면

분청사기상감수파문보(粉靑沙器象嵌水波文), 조선 15세기, 총 높이 15.5㎝

조선은 유교국가였다. 예(禮)로써 나라를 다스렸다. 특히 국가제사인 길례(吉禮)는 왕실의 권위를 상징할 정도로 중요하게 여겼다. 제사에 쓰이는 제기는 금속으로 제작되는 것이 원칙이었다. 하지만 조선 초기엔 금속이 부족했고, 이에 제기를 도자기로 만들 수 있게 해 달라는 민원이 발생했다. 그래서 분청사기 제기가 만들어졌다. 성보문화재단 호림박물관(관장 오윤선) 신사분관에서 열리고 있는 ‘분청사기제기’전은 제기로 사용된 분청사기 120점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흔치 않은 자리다.

제기도 종류가 다양하다. 하늘과 양(陽)을 상징하며 제상 중앙에 놓이는 원형의 궤, 땅과 음(陰)을 뜻하며 역시 제상 중앙에 놓이는 사각형의 보를 중심으로, 향을 사르는 향로(香爐), 향을 담아놓는 향합(香盒), 제관이 손을 씻을 때 물을 따르는 그릇 이, 손을 씻는 제기인 세(洗), 술을 담는 작(爵)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또 호(壺), 매병(梅甁), 자라병, 병(甁), 장군 등을 통해 일상 생활용기들이 제기로도 활용됐음을 알 수 있다.

분청사기상감화문궤(粉靑沙器象嵌花文), 조선 15세기, 총 높이 1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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