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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관세 내렸는데 미국은 뭐냐" : 中 주룽지 총리 美경제인에 30분간 화풀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중국 경제의 사령탑인 주룽지(朱鎔基·사진)총리가 지난 28일 베이징(北京)에서 미국 기업인·경제학자 20여명을 만나 크게 화를 냈다. 외교 의전상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朱총리는 직설적인 화법으로 중국 내 노동자 시위, 중국 정부의 통계 조작 의혹, 미국의 철강수입 제한조치 등을 둘러싼 외국의 시각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마지막에는 영어까지 동원해 불만을 표시하면서 "중국은 (서구로부터)존중받기를 바란다"는 말을 던졌다고 홍콩경제일보가 29일 보도했다.

朱총리는 미국의 철강수입 제한조치에 대해 "세계무역기구(WTO)의 자유교역 정신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조치"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관세문제도 제기했다. 朱총리는 "중국은 올해 80억달러의 관세를 삭감했는데 미국은 손을 놓고 있다"며 유감을 표시했다.

이어 朱총리는 무려 30분 동안이나 불만을 쏟아놓았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朱총리는 특히 서방 언론이 "지난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7.3%가 아니라 3%대에 불과하다"며 가짜통계 의혹을 제기한 데 대해 분노를 표시했다.

朱총리는 "그렇게 말한 사람은 중국에 와본 적이나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받아친 뒤 "경제가 고도성장을 하지 않았다면 중국이 오늘날과 같은 모습으로 될 수 있었겠느냐"며 조작 의혹을 일축했다.

중국 정부의 재정적자 확대에 대해서도 "그런 걱정은 과장된 것"이라며 "1위안짜리 하나(一分錢)까지 경제기반을 세우는 데 쓴다"고 설명했다.

朱총리는 "적극적인 재정관리 정책이 없었다면 중국 경제는 이미 1998년 과열됐을 것"이라는 추가 설명까지 곁들였다.

홍콩=이양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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