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지원 줄고 정시 몰릴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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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올해 수능시험이 지난해보다 쉬워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일선 고교에서는 수능성적 반영 비율이 높은 정시모집 위주로 입시대책을 마련하는 등 움직임이 분주하다.

이에 따라 상위권 대학 인기학과 정시모집의 경우 고득점 재수생과 재학생들을 중심으로 치열한 경쟁이 빚어질 전망이다.

그러나 수시모집의 경우 지난해와 달리 합격자는 반드시 등록해야 하기 때문에 거품지원이 상당히 줄어들고 소신지원이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수능 고득점 위한 총력전=수능이 쉬워질 것으로 예상되고, 수능점수의 영역별 반영이 당락을 결정짓는 주요 변수가 되자 일선 고교들은 수능영역별 보강수업을 개설하는 등 대책마련에 나섰다.

서울 A외고·S고 등은 다음달부터 언어·수리·외국어 등 수능 영역별 특기·적성 교육을 방과 후 두 시간씩 하기로 결정했다. 부산 Y고는 서울시교육청에서 주관하는 전국연합학력평가 결과에 따라 보강수업 영역과 시간 등을 정할 계획이다. 서울 D고·S여고 등은 네번의 전국연합학력평가 외에 별도의 사설 모의고사를 보도록 학생들에게 권유하고 있다.

◇수시 거품 빠지고 정시 치열해져=수시 합격시 등록을 의무화한 조치로 수험생들이 지원에 신중을 기할 것으로 보여 주요 대학의 수시모집 경쟁률이 다소 낮아질 것으로 분석됐다. 게다가 서류전형·심층면접 등 준비절차가 까다로운 수시 대신 정시 모집을 노리는 수험생들이 많아질 전망이다.

서울 S고 3학년 담임 崔모 교사는 "수능이 쉬워지면 학생들이 정시모집으로 몰린다"면서 "내신성적 우수 학생에게만 상향 소신지원을 권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정일학원 신영섭 평가이사는 "내신성적이 좋은 학생들은 일찌감치 수시를 준비하고, 나머지 학생들은 정시를 준비하는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가채점 결과 발표 환영=교육과정평가원이 모의평가를 실시해 난이도를 조절하고 수능 직후 가채점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하자 교사와 학생들은 환영하는 분위기다.

서울 상문고 노정옥 3학년 부장은 "가채점 결과 발표로 지난해처럼 극심했던 진학지도 혼선이 어느 정도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평가원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총점 석차를 공개하지 않기로 한 것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서울 J고 정모 교사는 "총점 석차가 공개되지 않으면 수험생들이 자신의 위치를 알지 못해 대입 지원시 혼란을 겪는다"며 "수능 관련 정보를 모두 공개해 수험생들의 진학지도에 도움을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현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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