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 선동열 90년 심재학 대통령배는 '별들의 고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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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4면

대통령배는 매년 가장 먼저 막을 올리는 고교야구대회로 야구팬들의 뜨거운 관심이 모인다. 겨울 동안 끊임없이 자신을 채찍질해온 예비스타들에게 대통령배는 자신이 훗날 프로야구의 스타가 될 것임을 알릴 수 있는 소중한 기회다.

대통령배 원년(1967년)에 배출된 최고의 스타는 '야구 천재' 임신근(작고)이었다. 당시 경북고 2학년이었던 임신근은 '경북고 신화'를 만든 주인공이기도 하다. 최고의 왼손투수였던 임신근은 2년 연속 최우수선수로 선정되며 고교야구 최고의 스타로 떠올랐다.

대회 개막 10주년을 맞은 76년 10회 대회 때는 김용남(전 쌍방울 코치)·김성한(기아 감독)이 이끄는 군산상고가 김시진(현대 코치)·이만수(미국 유학 중)가 버틴 대구상고를 1-0으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이들은 훗날 프로야구 원년의 주춧돌이 됐다.

13회 대회(79년) 때 선린상고의 왼손 재간둥이 박노준(SBS 해설위원)은 대회 최우수선수로 뽑히면서 국내 스포츠 '오빠부대'의 원조가 됐다.

1년 뒤 대통령배는 한국 야구에 한 획을 그은 불세출의 스타를 배출한다. 당시 여드름투성이의 얼굴로 '멍게'로 불렸던 선동열(한국야구위원회 홍보위원)의 등장이었다. 선동열은 이 대회에서 광주일고를 우승으로 이끌며 자신의 존재를 세상에 알렸다.

90년 24회 대회 때는 투·타 만능 심재학(두산)이 충암고를 정상에 올려놓으며 최우수선수로 선정됐다.심재학은 프로에서도 투수·타자를 오가는 변신을 시도하며 2000년 현대,2001년 두산에서 각각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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