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형 '성공 예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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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이적생 포수' 이도형(27·한화)의 방망이가 불을 뿜고 있다.

25일 현재 프로야구 시범경기 홈런부문 단독 1위(3개)다. 다섯경기에서 타율 0.389(18타수 7안타)로 타격 4위, 장타율 1위(0.944)로 정규시즌의 대활약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28일 한국시리즈 잠실 6차전 직전 두산 선수단 휴게실. 박명환·이혜천 등이 챔피언 기분을 내며 느긋하게 여유를 부릴 때 이도형은 거무스름한 턱수염을 깎지도 않은 채 담배만 뻑뻑 피워대고 있었다. 그의 눈은 우수에 젖어 있었다. 그때 이도형은 인생의 진로를 바꿀 결심을 하고 있는 중이었다.

이도형은 1993년 OB(두산의 전신)에 고졸 출신으로 입단, 95년 홈런 14개를 때리며 대형 포수로서의 자질을 인정받았으나 주전자리는 쉽지 않았다. 입단 초기 김태형을 비롯해 97년 진갑용, 99년 홍성흔 등 쟁쟁한 포수 라이벌이 등장했다. 특히 후배 홍성흔(25)이 '스타'로서 위치를 굳힌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이도형은 위기를 느꼈다.

결국 이선수는 시즌 직후 구단에 트레이드를 요청했고, 한화가 포수 강인권과 현금 5억원을 주고 이도형을 데려갔다. 한화는 확실한 포수가 절실했었고 송진우(36)·김정수(40) 등 노장 투수들은 앞서서 새 포수를 동생처럼 편안하게 받아줬다. 빠르게 적응한 이도형은 '차세대 슬러거'라는 옛 별명대로 날카로운 방망이도 함께 살아났고 우려했던 수비능력도 합격점을 받았다. 이광환 한화 감독은 "빈약했던 하위타선에서 이도형이 한방을 날릴 수 있는 핵으로 등장했다"면서 만족해 했다.

이도형은 "마지막 기회다.더 이상 갈 곳이 어디 있나. 올해는 개인이 아니라 팀 우승을 향해 기본에 충실한 플레이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종문 기자

이도형은…

▶1975년 5월 24일생

▶1m81㎝,85㎏

▶휘문고, 93년 OB(현 두산)입단, 2002 한화

▶연봉 4천6백만원

▶지난시즌 성적 40경기, 타율 0.256,홈런 2개, 13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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