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이란 비밀동맹 구축" : 뉴욕 타임스 보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팔레스타인이 미국에 의해 '악의 축'으로 규정된 이란과 무기 및 자금을 지원받는 동맹관계를 구축해 왔다는 사실이 드러나 중동 평화협상에 파장을 던지고 있다.

뉴욕 타임스는 24일 "팔레스타인은 비밀협상을 통해 대(對)이스라엘 게릴라전에 필요한 무기와 수백만달러의 자금 지원을 약속받는 등 이란과 비밀 동맹관계를 구축해왔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양측은 2001년 5월 모스크바에서 동맹관계를 맺었다.

당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회담을 위해 러시아를 방문한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을 따라온 측근 2명은 모스크바에서 비밀리에 이란 고위 관리들과 만나 관계강화를 논의했다는 것. 미국과 이스라엘의 정보 당국은 나아가 이같은 이란과의 동맹관계는 아라파트가 직접 지시한 데 따른 것이라고 믿고 있다. 팔레스타인측은 이를 전적으로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과 이스라엘 정보당국은 지난 1월초 50t 분량의 이란제 무기를 싣고 가던 팔레스타인 선박이 홍해에서 적발된 사례도 동맹관계 수립과 관련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란이 팔레스타인을 지원하기로 입장을 바꾼 이유는 이란 보수파들이 2000년 9월 팔레스타인에서 일어난 무장봉기(인티파다)에 고무되고 개혁파가 약해진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유혈분쟁 종식을 위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고위급 4차 휴전협상이 앤서니 지니 미국 중동특사의 중재로 24일 재개됐다. .

예영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