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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국마다 '당근'경쟁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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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1930년 제1회 우루과이 월드컵은 개막 한달 전까지만 해도 무산될 위기에 처해 있었다. 극심한 불황을 겪고 있던 유럽 국가들이 남미까지 30여명의 선수단을 보낼 돈이 없다며 줄줄이 불참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줄 리메 당시 국제축구연맹(FIFA)회장은 고심 끝에 FIFA에서 선수단 수송을 책임지겠다고 나섰다. 그리고는 '콩트 베르드'라는 배를 빌려 프랑스·벨기에 등 4개국의 선수단을 태워 날랐다.

72년이 지난 지금은? 보름간 배멀미를 하며 탈진한 상태로 우루과이 땅을 밟았던 그때와는 비교가 안된다.

본선 참가국 선수단은 여객기 비즈니스 클래스로 안락하게 한국과 일본 땅을 밟는다. 팀당 1백만 스위스프랑(약 8억원)의 참가비와 4백99만 스위스프랑(약 40억원)의 경기비·훈련비를 FIFA로부터 받는다. 우승팀에는 99억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98년 대회에 비해 70%나 인상된 금액이다. 게다가 완전 면세다. 원래대로 하자면 대회 기간에 올린 소득의 25%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 32개국 축구협회가 내건 '당근'도 만만치 않다.

한국팀은 16강에 진출할 경우 선수들에게 1억원씩의 포상금을 주기로 했다. 그리고 히딩크 감독에게는 25만달러(약 3억3천만원)의 특별보너스를 지급키로 했다.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이후 8강·4강까지 오르면 그때마다 25만달러씩을, 우승할 땐 20억원을 주기로 했다.

일본도 한국과 비슷한 수준의 포상금을 내걸었다. 중국은 8강에 진출할 경우 선수들에게 아파트 한채씩을 주기로 했다. 스페인은 우승할 경우 선수들에게 각 4천5백만페세타(약 4억5천만원)의 보너스를 지급키로 했다.

전진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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