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맑고 따뜻한 우파 돼야 기득권 세력 무조건 옹호 안 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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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당 지도부를 겨냥한 한나라당 중진들의 쓴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13일 손학규 경기지사에 이어 14일엔 당내 최다선(5선)인 강재섭(사진) 의원이 입을 열었다. 강 의원은 이날 경북대 정책정보대학원 초청 강연에서 "한나라당은 맑고 밝고 따뜻한 우파가 돼야 한다"며 "기회주의적 처신이나 뒷북 치는 이벤트성 대처는 하지 말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강 의원은 "당이 기득권 세력을 무조건 옹호하거나 기득권 세력으로 온존하려 한다는 인식도 단호히 제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 주변에선 이 같은 강 의원의 발언이 최근 국가보안법 개폐논쟁에서 당의 대처방식이 어정쩡하다는 불만 등을 표출한 것으로 보고 있다. 강 의원은 특히 전날 손 지사가 당내 주도세력 교체를 주장한 것에 대해 "손 지사의 당에 대한 충정은 이해하지만 당의 역사를 건드리고 편을 갈라 특정인에게 유리하게 하려는 발상은 곤란한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강 의원은 또 여권에 대해서도 "지금처럼 개혁이 주도세력의 자기미화와 구호에만 그친다면 우리나라의 개혁은 지지세력을 잃어가면서 적을 만들어가는 과정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보안법을 시대에 맞게 일부 손볼 수는 있으나 폐지할 수는 없는 문제"라며 "북한이 보안법을 없애야 정상회담에 응한다고 해 여당이 그토록 무리하게 보안법 폐지에 열을 올리는 것이란 의혹을 가진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김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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