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政 끝내 '힘'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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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사업장 복귀 명령을 거부하며 연세대에서 집단 농성에 들어간 발전산업노조원들에 대해 경찰이 심야에 강제해산 시킴으로써 28일째 계속된 노조측의 파업이 노·정간 집단 충돌 사태로 이어졌다.

정부가 노조측에 25일 오전 9시까지로 업무 복귀 시한을 통보한 가운데 전격적으로 이뤄진 경찰의 농성장 투입은 향후 노조측의 움직임에 원칙대로 강력히 대처한다는 정부의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에 앞서 방용석 노동부장관도 24일 사업장 미복귀 노조원 전원을 해고한다는 원칙을 최후통첩 형태로 재확인함으로써 사상 초유의 대량 해고사태가 임박했음을 알렸다.

이에 따라 발전노조 파업사태와 공기업 민영화를 둘러싼 노·정 대립이 중대한 고비를 맞게 됐다.

경찰은 25일 오전 0시10분쯤 6천여명의 병력을 연세대 노천극장 등 농성현장에 투입해 강제 해산에 나섰다.

경찰은 대형 서치라이트를 단 차량 두 대를 앞세워 연세대 북문과 세브란스병원 정문을 통해 진입했으며, 일부 노조원들과 한총련 대학생들은 화염병 등을 던지며 저항했다. 그러나 대부분 노조원들은 연세대 뒷산 등으로 뿔뿔이 빠져나가 경찰의 해산 작전은 한 시간 만에 종료됐다. 경찰의 진압 과정에서 노조원 한명이 부상해 세브란스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이에 앞서 노조원 2천5백여명은 24일 오후 7시 전후해 수석부위원장 등 노조집행부와 민주노동당 관계자들과 함께 연세대 노천극장에 집결, 사측의 복귀 명령 거부를 위한 농성을 시작했다.

노조원들이 연세대에 진입하는 동안 대기 중이던 한총련 대학생 2백여명은 연세대 정문 앞 도로를 점거한 채 이를 저지하는 경찰에 화염병을 던지며 한 시간 동안 격렬한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한편 명동성당에서 농성 중이던 발전노조원 집행부는 25일 새벽 경찰 진입 소식을 전해 들은 뒤 긴급성명을 내 "전원 해고를 각오하고 연행된 사람들을 뺀 나머지 노조원들은 산개 투쟁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이무영·손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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