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헤르메스 조사하기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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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삼성물산 인수합병(M&A) 가능성을 언론에 흘린 뒤 주식을 대거 팔아치운 영국계 헤르메스자산운용에 대해 금융감독 당국이 사실관계 확인에 나섰다.

금융감독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헤르메스가 이달 초 보유 중인 삼성물산 주식을 처분하기 직전 삼성물산의 M&A 가능성을 부각시킨 행위가 시세조종 등 불공정 거래에 해당되는지 판단하기 위해 자료수집 등 예비조사를 벌이기로 했다고 14일 밝혔다.

금감위 고위 관계자는 "사실확인 차원에서 헤르메스의 언론 인터뷰 과정과 그후 주식 매도 과정을 알아보고 있다"며 "향후 본격적인 조사가 실시될지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단순투자를 위해 지분을 샀다고 공시한 헤르메스가 제3자에 의한 M&A 가능성을 언급했을 뿐 직접 M&A를 하겠다고 밝힌 게 아니어서 공시규정 위반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 헤르메스의 언론 인터뷰가 차익 실현을 앞두고 과도한 주가하락을 막기 위한 시세조종 의도가 있었는지는 아직 알 수 없다는 입장이다.

헤르메스는 지난 1일 모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삼성물산이 외국인투자자에 의해 적대적 M&A를 당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히고, 이틀 뒤인 3일 삼성물산 보유주식 777만2000주(5%)를 주당 평균 1만4604원에 전량 매각했다. 이후 삼성물산 주가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서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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