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주택시장 봄 기지개 활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3면

새봄을 맞아 전원주택시장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도시를 벗어나 자연과 더불어 살려는 수요자들의 발길이 잦아지면서 한동안 뜸하던 공급물량도 늘고 있다. 전원주택 개발업체 정다운마을 정갑생 사장은 "아파트 값이 많이 오르자 이 참에 전원주택에 둥지를 틀겠다는 실수요자도 많지만 목 좋은 곳을 미리 잡아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자자도 눈에 띈다"고 말했다.

전원주택은 대중교통·학교·시장 등 생활기반시설을 이용하기 불편한 곳이 많기 때문에 반드시 현장을 둘러보고, 미리 생활계획을 세워놓은 뒤 매입해야 나중에 낭패볼 일이 없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공급 늘고 단지도 대형화=수도권 주요 전원주택지로 꼽히고 있는 경기도 용인·광주·양평·남양주 등 서울이나 주변 도시로 출퇴근할 수 있는 곳을 중심으로 공급이 크게 늘고 있다. 이들 지역에서 분양 중인 전원주택단지만도 줄잡아 1백여곳에 이른다.

주 5일 근무제 도입과 그린벨트 해제, 고속도로 개통 등이 맞물리면서 전원주택 수요가 늘어날 만한 여건이 조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아파트처럼 견본주택을 지어놓고 아예 집까지 지어주는 패키지 분양방식도 늘고 있다.

한국개발컨설팅의 경우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 강하면 등에 이 방식으로 분양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집을 지을 때 필요한 인허가 절차가 까다롭다 보니 땅 위에 아예 집을 지어 달라는 수요자들이 늘고 있다"며 "땅이 아니라 전원주택을 파는 쪽으로 분양방식을 바꾸는 업체도 많아졌다"고 말했다.

단지 규모도 1990년대 중반에는 15~20가구가 대부분이었지만 요즘은 50~60가구로 덩치가 커졌다.

단지가 크면 방범이나 보안 등이 유리하고 운동시설·공원 등 주민편의시설을 확보하기도 쉬워 분양이 잘 되기 때문이다. 필지별 규모는 2백평 내외가 대부분이다.

그린홈넷 정훈록 이사는 "전원주택에 살면서 도시지역으로 출퇴근하려는 실수요자가 늘고 있어 전원주택시장이 대형·고급주택과 30평형 안팎의 실속형으로 양분되고 있다"고 말했다.

◇사전 계획 잘 세워야=전원주택지는 매입한 뒤 곧바로 집을 지을 수 있는 땅부터 계약자가 직접 터 닦기를 해야 하는 것까지 분양조건이 제각각이다.

따라서 반드시 현장을 둘러보고 집을 지을 때 걸림돌은 없는지 해당 지방자치단체에 미리 확인해야 한다.

땅 값이 좀 비싸더라도 생활하는 데 불편이 적은 곳을 고르는 것이 좋다.

마을과 너무 떨어진 곳은 피하고 교통여건이나 출퇴근 문제 등을 따져봐야 한다. 계약하기 전에 토지등기부등본·지적도 등 관련 서류를 떼어보고 저당권 설정 여부 등도 확인해야 한다.

OK시골 김경래 사장은 "오랫동안 미분양으로 남아 있는 물건은 가급적 피하고, 분양경험이 많은 회사가 내놓는 물건을 선택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강황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