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환 차명계좌로 수십억 돈세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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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이용호 게이트'를 수사 중인 차정일(車正一)특별검사팀은 17일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차남인 김홍업(金弘業)아태평화재단 부이사장의 친구 김성환(金盛煥)씨가 관리해온 수십억원 규모의 차명계좌를 발견,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이 돈의 출처를 추적하고 있다. 특검팀 관계자는 "김성환씨의 계좌를 확인하던 중 이미 포착된 1억원 이외에 수십억원대의 돈이 여러 개의 차명계좌를 통해 세탁된 사실이 발견돼 자금 흐름을 추적 중이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金씨와 김홍업씨의 특수관계,그동안 수시로 김홍업씨와 돈 거래를 해왔다는 김성환씨의 말 등으로 미루어 이 돈이 김홍업씨와 관련이 있는지를 집중적으로 캐고 있다.

김성환씨는 특히 자신이 운영해 온 서울음악방송을 창업할 때 주변 사람들에게서 돈을 빌린 것으로 알려져 그가 관리해 온 막대한 규모의 돈의 정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관계기사 3면>

특검팀은 우선 이 돈이 이용호씨와 관련이 있는 것인지를 수사 중이며,오는 25일 특검 수사 기한까지 돈의 정체가 규명되지 않을 경우 관련 자료를 검찰에 넘긴다는 계획이다.

특검팀 관계자는 "돈의 세탁 수법과 차명 방법이 일반인으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치밀하고 악질적이어서 김성환씨의 돈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특검팀은 검찰 고위 간부의 수사 상황 누설 의혹과 관련,수사 상황을 알려준 검찰 간부에 대한 진술을 받아내기 위해 이수동씨를 추궁하고 있다. 특검팀은 이날 신승남(愼承男)전 검찰총장과 김대웅(金大雄) 광주고검장의 휴대폰 통화 내역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법원으로부터 발부받아 정밀 분석에 나섰다. 이에 앞서 지난 15일과 16일 압수수색 영장을 두차례 청구했으나 소명 내용이 부족하다며 법원으로부터 보완하라는 보정명령을 받은 바 있다.

김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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