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기세 아시아 제압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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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내 영화 인생을 걸겠다. 이런 조건에서도 할리우드와 경쟁할 수 없다면 우리 영화인들은 모두 짐을 싸야 한다."

'공공의 적'을 연출한 강우석 감독은 지난 15일 이렇게 말했다. 할리우드 메이저 영화사가 제작비 1천만달러(약 1백30억원)를 전액 투자하는 최초의 한국 영화 '실미도'(내년 5월 개봉 예정)에 대한 자신감이다.

지난해 한국 배우로는 처음으로 박중훈이 할리우드 영화 '찰리의 진실'(조너선 드미 감독)에 출연한 데 이은 경사다.

'투캅스'의 감독·주연이 할리우드 장벽 허물기에 '더블 잽'을 날린 것이다.

한국 영화의 외국 흥행 성적도 좋다. 지난달 미국 도시 다섯 곳에서 개봉된 한국 블록버스터의 효시 '쉬리'가 이달 말 다른 여섯 도시에서도 개봉된다.

'엽기적인 그녀'는 전지현의 '이단 옆차기'에 힘입어 홍콩에서 '뷰티풀 마인드''오션스 일레븐''몬스터 주식회사'를 간단하게 제압했다. 3주 연속 흥행 1,2위를 달리며 관객 20만명을 동원했다. '파이란'은 프랑스 도빌영화제에서 작품상·감독상·주연상·인기상을 휩쓸었다.

지난 2년여 동안 쌓인 한국 영화의 저력이 불쑥불쑥 솟아나오는 요즘, 그 기세가 다음달 일본·홍콩·태국 등에서 잇따라 뚜껑을 여는 '친구''조폭마누라''달마야 놀자'에도 이어질지 기대된다.

기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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