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버스 멋대로 지연 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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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얼마 전 오후 2시30분에 출발하는 고속버스를 타고 집으로 내려가기 위해 서둘러 서울 남부터미널에 갔다. 출발시간 5분 전에 겨우 도착해 승강장에 가보니 버스가 없었다. 직원에게 물으니 2시30분 버스가 취소됐다고 했다. 직원은 안내방송이 나왔을 거라면서 머리를 긁적였다.

하지만 주변에서 기다리고 있던 15명 남짓한 승객들은 모두 방송을 듣지 못했다고 했다. 다음 버스시간은 오후 3시30분. 무려 50분이나 기다려야 했다.

오랫동안 버스를 기다리면서 몇몇 사람들은 짜증을 내며 언성을 높였다. 터미널측은 그제서야 대체버스를 마련했다. 직원은 "버스가 고장이 나서 다음 버스로 대체하게 됐습니다. 죄송합니다"라고 짤막하게 말했다. 직원의 사과 한마디가 끝이었고, 버스는 뒤늦게 출발했다.

승객이 표를 반환할 경우 버스 출발 전에는 요금의 10%, 출발 후에는 20%의 수수료를 내야 한다. 그런데 버스 시간이 지연된 데 대해서는 왜 승객에게 보상하지 않는가. 미리 안내방송도 없이 버스 운행을 취소하고,승객들의 항의가 있기 전에는 대책도 강구하지 않았으면서 사과 한마디로 일을 무마하려는 버스회사의 무책임한 태도에 화가 났다.

이옥진·전남 고흥군 도양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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