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 찾아 '30顚31起' 추가탐사 힘 붙을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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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동해-1 가스전'에서 가스를 생산하는 내년 말 이후 우리나라는 '에너지 전량 수입국'을 면하게 된다.

행사에 참석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산유국의 꿈이 드디어 실현됐다"고 말한 것도 같은 의미다.

1969년 미 해군 해양연구소의 첫 탐사를 시작으로, 정부가 70년 '해저광물자원개발법'을 제정한 후 본격적으로 석유·가스를 찾아나선 지 30여년 만이다.

엄청난 비용을 쏟아부으며 그동안 매년 평균 한 개 정도의 시추공을 뚫어온 끝에 31번째 시추공에서 경제성을 갖춘 가스가 뿜어져 나온 것이다.

그동안 시추 결과 정부가 가스 또는 석유가 묻혀 있다고 발표했던 시추공은 모두 14곳이었다. 그러나 이중 이번 동해 가스전(시추공 4개)을 제외한 10곳(가스 발견 5곳, 가스·기름 동시 발견 5곳)은 매장량이 적어 경제성이 없다는 최종 판정을 받았었다.

◇경제적 효과='동해-1 가스전'의 효과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확인된 매장량(액화천연가스 4백만t)을 캐내 얻을 직접적 수익(약 10억달러)이 기대된다. 1조3천억원의 수입대체 효과를 거두게 된 것.

또 국내 대륙붕 개발에 외국 자본의 유치가 쉬워짐으로써 석유탐사작업 자체가 활성화될 전망이다.

산자부 관계자는 "우리 대륙붕에 석유와 가스가 들어있다는 사실이 입증됨에 따라 외국의 유수한 석유개발사업자들이 개발사업에 참여할 가능성이 커졌고, 공동사업을 위한 협상에서 우리나라는 우월적 협상력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대륙붕 탐사량은 인근 일본(시추공수 1백75개)이나 대만(시추공수 1백26개)에 비해 절대적으로 부족한 34개에 머물러온 실정이다.

◇추가매장 가능성은=정부는 기존 탐사자료를 분석한 결과 동해-1 가스전 주변 15㎞ 이내에 비슷한 지질구조를 가져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이 큰 지역이 7~8곳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일단 오는 6월께 이들 중 한곳을 골라 추가로 탐사 시추를 벌인다는 계획이다.

또 이미 가스 매장이 어느 정도 확인된 울릉 분지와 인근 일본 해역에서 석유가 생산 중인 제주분지 등에 대한 탐사 및 경제성 확인 작업도 한층 힘을 받게 됐다.

이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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