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DJ와 이용호 사진 해명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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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2000년 3월 3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기업연구소 5천개 돌파 기념다과회' 때 이용호(李容湖)씨와 헤드테이블에 함께 앉은 사진이 공개되자 한나라당은 14일 해명을 요구했다.

李씨는 당시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에 5천번째 기업연구소로 등록된 ㈜시스웨이브 회장 자격으로 참석했다. 金대통령으로선 지난해 말 '패스21'의 대주주인 윤태식(尹泰植)씨로부터 브리핑을 받고 있는 사진이 공개된 데 이은 두번째 사진 논란이다.

한나라당 남경필(南景弼)대변인은 "李씨가 아태재단 상임이사였던 이수동씨에게 돈을 준 뒤 이틀 만에 청와대 행사에 참석했다"며 金대통령의 사과와 아들 홍업(弘業)씨의 해명을 요구했다.

또 "이런 사진이 있다면 어느 권력기관인들 李씨를 비호하지 않았겠느냐"며 "비리 의혹의 최정점은 청와대"라고 말했다.

이재오(李在五)총무는 "권력 13인방에 대한 국정조사를 실시하고 이용호 게이트의 특검기간을 연장하라"며 "이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청와대가 권력형 비리 엄호기관이란 말을 듣게 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이에 대해 박선숙(朴仙淑) 청와대 대변인은 "초청자는 주무부처의 건의에 따라 이뤄진다"며 "마치 청와대가 주관한 듯 연관짓는 것은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도 "5천번째 등록기업을 헤드테이블에 앉히기로 했지만 기업측엔 알리지 않았다"며 "기업연구소 인증신청서가 하루 10여건 들어오고 2000년에만 2천6백4개의 연구소가 신설됐는데 어느 연구소가 5천번째가 될지 예상할 수 있었겠느냐"고 해명했다. 또 "당초 우리가 초청한 李모씨 대신 이용호씨가 공동대표라며 참석했다"고 주장했다.

고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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