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틀담의 꼽추' 디즈니 VS 프랑스 대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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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 프랑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의 콰지모도(右)와 디즈니 뮤지컬 '노틀담의 꼽추'의 콰지모도.

두 얼굴을 가진 '노틀담의 꼽추'를 만난다. 하나는 디즈니의 얼굴, 또 하나는 프랑스의 얼굴이다. 신시뮤지컬컴퍼니는 23일부터 내년 1월 23일까지 서울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뮤지컬 '노틀담의 꼽추'(1588~7890, 1544~1555)를 올린다. 또 공연기획사 아트 인 이모션은 내년 2월 25일부터 3월 20일까지 정통 프랑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02-501-1377)를 공연한다. 두 작품의 맛은 전혀 딴 판이다. 닮은 곳은 프랑스의 대문호 빅토르 위고 원작이란 사실뿐이다.

◆ 디즈니 뮤지컬 '노틀담의 꼽추'=빅토르 위고는 1831년에 대표작 '노트르담 드 파리'를 썼다. 그리고 1996년 '노틀담의 꼽추'가 디즈니의 장편 애니메이션으로 태어났다. 디즈니사는 이제 애니메이션으로 만족하지 않는다. 뮤지컬 '미녀와 야수' '라이언 킹' '아이다' 등으로 이미 뉴욕 브로드웨이에 철옹성을 쌓았기 때문이다. 뮤지컬 '노틀담의 꼽추'도 같은 맥락에서 올라간다. 디즈니사는 독일 초연에 이어 한국에 '노틀담의 꼽추'를 맡겼다. 바탕에는 디즈니의 음악과 스토리가 깔린다. 애니메이션에 없는 노래 아홉 곡이 뮤지컬을 위해 추가된다. 그 위에 국내 연출과 배우들이 성을 쌓는다. 뮤지컬 '노틀담의 꼽추'의 매력은 음악과 무대다. 음악은 웅장하다. 앙상블에선 라틴어로 된 미사곡 분위기가 물씬 풍겨난다. 그 위에 주연 배우들이 팝식으로 노래를 부른다. 무대는 대단히 사실적이다.

◆ 프랑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정통 프랑스 뮤지컬이다. 1998년 초연, 프랑스 전역에서 관객 200만명을 동원한 대작이다. 그리고 지난해까지 2500회의 공연을 기록했고, 유럽에서만 400만명의 관객이 찾은 작품이다.

무대는 단조롭다. 큼지막한 무대에 별다른 장치도 없다. 철저히 배우들의 목청만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포석이다. 결과는 대단히 성공적이다. 뮤지컬에는 대사가 없다. 노래만 이어진다. 그러나 함축적인 가사는 시적인 은유보다 감미롭고, 선언적인 구호보다 힘이 넘친다.

특히 콰지모도의 목으로 터져 나오는 굵직한 절규가 객석을 휘어잡는다. 적당한 가벼움으로 객석과 타협하지 않는 프랑스 뮤지컬의 진정성이 느껴진다.

백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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