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거리 응원 때면 언제나 등장하는 노정봉씨의 빨간색 포니. 응원객들은 노씨를 ‘붉은 포니맨’이라 부른다. [김성룡 기자]
서울 강남구 코엑스 앞 영동대로(삼성역 사거리~봉은사 사거리 680m 구간)에는 전국 최고 인파인 5만5000여 명이 모였다. 강남이 월드컵 거리 응원의 새로운 메카로 떠오른 것이다. 경기 시작 전 왕복 14차로 가운데 7차로만 통제됐으나 경기 시작 후 나머지 7차로까지 통제되면서 도로는 거대한 광장으로 변했다. 서울 시청 광장에도 4만7000여 명이 모였다. 두 곳에 모인 응원객들은 경기 내내 ‘아리랑’ ‘젊은 그대’ 등을 열창했다.
부산 해운대백사장에는 국내 최초로 선보인 가로 22m, 세로 13m의 초대형 스크린(1000인치)이 설치된 가운데 2만여 명이 막대풍선을 흔들며 열띤 응원전을 펼쳤다. 조용형·김형일·김정우·김남일 등 태극전사 4명을 배출한 인천 부평고 동문들은 부평로 거리응원전에 참여했다. 국내 최대 로터리잔디광장인 창원시청 앞 광장에도 3만여 명의 시민이 찾아 승전보에 환성을 터뜨렸다. 대전 월드컵경기장, 울산 태화강 둔치 잔디밭 등 전국의 길거리응원 명소마다 수천∼수만 명이 몰려 16강 진출을 기원했다.
◆"포니는 한국 신화의 상징”=이날 오후 5시30분 코엑스 앞 응원 현장에 태극기, 붉은 악마 로고 등으로 꾸민 ‘붉은 포니 픽업(트럭)’ 두 대가 나타났다. 이 차 화물칸에는 붉은 옷을 입은 노정봉(54)씨가 서 있었다. 노씨가 노래에 맞춰 차에 실린 드럼을 연주하자 우비 입은 응원객들이 포니 주위로 몰려와 환호성을 질렀다. 노씨는 2002년, 2006년 월드컵 때도 이 ‘붉은 포니’를 끌고 거리 응원 현장에 나와 흥을 북돋운 ‘붉은 포니맨’이다. 포니는 현대자동차가 1975년 생산한 국내 최초의 고유 모델 자동차로 한국 자동차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차로 평가된다. 노씨는 “포니는 한국 산업의 기반을 잡아준 차라고 생각한다”며 “한국 성공 신화의 상징인 포니를 타고 월드컵 신화 재창조를 기원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글=송지혜·김효은 기자
사진=김성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