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람] "세금 잘 내는 사람이 애국자라 가르치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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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세금을 잘 내려면 먼저 능력있고,훌륭한 사람이 돼야 합니다."

서울 금천세무서의 유현선(54)과장은 4년째 초등학생들을 상대로 '어린이 세무교실'을 열고 있다. 그간 그의 강의를 들은 학생은 97개 학교에 3만7000여명에 이른다.

그의 첫 강의는 경남 창원세무서에 근무하던 2000년 6월에 시작됐다. 당시 국세청은 세금에 대한 홍보를 강조하고 있었는데, 그에게 아이들에게 세금 이야기를 강의해 달라는 요청이 들어왔다. 흔쾌히 수락한 그는 진해 동부초등학교 강당에 6학년 학생 수백명을 모아놓고 '세금을 어떻게 걷고, 걷힌 세금은 어떻게 쓰이나' 에 대해 얘기했다.

"초롱초롱한 수백개의 눈망울이 저를 쳐다보는 바람에 40분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정신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2000년 7월 서울 양천세무서로 옮긴 그는 본격적인 '세금 전도사'로 나섰다.

'세금을 통해 사회 안전과 복지 국가가 만들어진다. 그러므로 세금을 잘내는 사람이 곧 국가 발전에 공헌하는 사람'이라는 식으로 세금 강좌의 기본 방향과 틀을 짰다. 그는 10년 넘게 고령의 독립유공자들을 남몰래 돕고, 고아원 생일잔치를 매달 후원한 공으로 백범정신실천연합이 선정한 '2004 백범 봉사상'을 받기도 했다.

이정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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