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매 명세' 공개한 개그맨 백재현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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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9면

나는 얼마나 뚱뚱할까.

가장 정확한 것은 체중에서 지방이 차지하는 비율을 살펴보는 체지방 분석. 남자의 경우 20%, 여자의 경우 30%를 넘기면 치료가 필요한 비만이다.

이번 비만 캠페인과 관련해 대한의사협회 비만 퇴치 홍보대사로 선정된 인기 개그맨 백재현(32·서울 행당동)씨가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자신의 체지방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백씨는 TV의 '개그 콘서트'에서부터 뮤지컬 '세븐 템테이션'까지 다양하게 활약하고 있다. 측정 결과 백씨의 키는 1m80㎝,체중은 1백14㎏이었다. 체질량 지수로 환산하면 35.3이어서 의학적으로 '중증 비만'이다. 보다 중요한 것은 체지방 분석 결과다.

백씨는 체중에서 지방이 차지하는 비율이 29%나 됐다. 20%는 일단 제외하고 잉여 지방 9%를 무게로 환산해보니 10㎏이나 됐다.

"이렇게 징그러운 기름 덩어리가 제 몸 속에 10개나 있다구요."

큼지막한 지방 덩어리의 실물 모형(1㎏)을 손에 든 백씨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이다.

"매주 3~4차례 술과 함께 고기를 먹습니다. 바쁘다보니 한꺼번에 몰아서, 그것도 주로 밤에 먹습니다. 게다가 원래부터 조금만 먹어도 살이 잘 찌는 체질인 것 같아요."

백씨가 털어놓은 뚱뚱한 이유다. 모두 의학적 근거가 있는 얘기다. 술과 고기, 야식과 몰아서 먹기, 유전적 소인은 모두 비만의 중요한 원인이다.

살이 쪄 불편한 경우는 발톱을 깎거나 구두를 신을 때다. 뱃살이 많아 허리를 구부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요즘은 무릎이 아파 고민입니다. 특히 계단을 올라갈 때 무릎이 시큰거리며 아픕니다."

과체중이 무릎 관절의 손상을 가져와 이제 갓 서른을 넘긴 그에게 관절염을 암시하는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 한때 다이어트를 시작해 1백㎏까지 줄인 적이 있다. 그러나 요요현상으로 이내 다시 살이 쪘다. 지금은 거의 포기한 상태다. 그러나 지금부터 살을 빼지 않으면 혈관 구석구석에 기름이 끼어 고혈압·당뇨·심장병· 뇌졸중 등 성인병이 생길 수 있다는 의사의 경고가 예사롭지 않다.

"집에 러닝머신을 갖다놓고 뛸 생각입니다. 담당 의사가 매일 1시간30분씩은 뛰어야 근육이 붙고 살이 빠진다고 했습니다. 살을 빼면 제일 먼저 번지점프를 하고 싶어요. 지금까진 번지점프를 하다 줄이 끊어질까봐 걱정됐거든요."

익살스럽게 포부를 밝힌 백씨는 "비만 퇴치 홍보대사가 된 이상 전문의의 처방대로 살빼기에 몰입, 수개월 내에 팬들에게 근육질의 달라진 모습을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영화배우 엄앵란씨도 이번 캠페인에서 비만 퇴치 홍보대사로 활약한다.

홍혜걸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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