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국가 과제 <7> 잿빛도시 숨통 트자 (上) : 매연 줄인 디젤엔진 개발 수소전지車 상용화 박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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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세계 각국은 오염물질을 조금이라도 적게 배출하는 자동차를 개발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저공해차 개발의 방향은 다양하다.휘발유와 디젤(경유)을 사용하는 기존 엔진의 효율을 개량하거나 오염이 적은 대체 연료를 사용할 수 있게 새로운 엔진을 개발하고 있다. 최근에는 차체를 가볍게 만들어 연료 3ℓ로 1백㎞를 달리는 '스리 리터 카'에 이어 2ℓ로 1백㎞를 달리는 '투 리터 카'까지 개발 중이다.

유럽은 다른 지역에 비해 디젤엔진 개발 분야에서 앞서 있다. 최근 연비에서 휘발유보다 나은 디젤차까지 나오는 판이다.

디젤차는 휘발유 차량보다 질소산화물·먼지를 더 많이 배출하는 단점이 있다. 유럽 각국은 디젤차의 먼지 등 배출기준을 점차 강화해 2008년에는 휘발유 차와 같게 할 계획이다. 그래서 엔진과 함께 매연여과장치의 개발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본 정부도 오는 10월부터 도쿄(東京)·나고야(名古屋)·오사카(大阪) 등 3개 권역에서 디젤 승용차·트럭의 질소산화물·먼지 배출 기준을 휘발유 차와 같게 할 방침이다. 저공해 디젤차만 살아 남게 한 것이다.

미국의 경우 하이브리드 엔진을 통해 대기오염을 줄이려 하고 있다.

하이브리드 엔진은 정체 구간에서 차량 속도가 떨어질 때는 전기모터로, 속도가 높아지면 휘발유를 사용하면서 남는 에너지는 충전하는 방식이다. 15년 후 상용화한다는 목표로 수소전지·연료전지 엔진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국환경기술진흥원 권성안 박사는 "국내 자동차 업체의 기술 수준은 선진국과 5년 이상 차이가 난다"며 "특히 질소산화물을 제거하는 촉매 기술과 대체연료 엔진 분야가 크게 뒤떨어진 상태"라고 평가했다. 선진국의 규제 강화에 대비하지 못하고 있어 산업·환경 면에서 국제경쟁력을 잃고 있다는 진단이다. 차세대 자동차 기술개발사업단 전응규 팀장은 "자동차 역사에서 지난 1백년간보다 앞으로 10년간 벌어질 기술경쟁이 훨씬 심할 것"이라며 "우리도 2010년까지 '투 리터 카'를 개발한다는 목표를 세워 집중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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