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시장 "앗 뜨거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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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9면

지난 6일 서울지방법원 본원8계 경매법정. 서울 서초구 반포동 33평형 아파트가 입찰에 부쳐졌다. 최초 감정가가 2억7천만원이고 첫번째 입찰이었지만 28명이 달라붙어 3억6천5백50만원에 주인을 찾았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이 1백35.4%로 외환위기 이후 최고 기록을 세웠다.

지난달 31일 같은 법원 본원7계 입찰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청실아파트 35평형이 최초 감정가 4억3천만원보다 1억4천여만원이 높은 5억7천4백19만원에 주인을 찾아갔다. 한달 전인 지난해 12월 말에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 영동차관아파트 15평에 무려 1백48명이 입찰서를 써냈다. 이는 법원 경매사상 최고 경쟁률이라고 법원 측은 말했다.

법원 경매시장이 사상 유례없는 활황세다. 감정가보다 높은 값에 낙찰하는 사례는 허다하다. 아파트는 한 물건에 20~30명이 몰리는 것은 상식처럼 돼가고 있다.

경매열기도 아파트시장처럼 서울강남권에서 수도권으로 퍼지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서울지법 본원이 고가 낙찰을 주도했다. 강남권의 집값 급등이 경매시장에 그대로 반영된 것. 올들어서는 남부·성남·의정부지원 등 외곽으로 열기가 옮겨갔다. 엠테크 신태수 사장은 "1·8 부동산시장안정화대책 발표 이후 강남권 재건축·분양권 시장이 움츠러들면서 값이 상대적으로 싼 비강남권과 신도시지역 물건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98.45%로 1백%에 다다랐다. 법원경매 사상 최고치다. 지난해 12월의 90.84%보다 7.61%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서울지역 전체 경매물건의 낙찰가율은 81.05%까지 치솟았다. 이 또한 전에 없던 기록이다.지난해 12월에는 77.42%였다.

유승컨설팅 강은현사장은 "주거용상품은 연립주택까지도 묻지마 투자가 성행하고 있다"며 후유증을 걱정했다.

성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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