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선거에 적극 참여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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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해마다 되풀이하는 일이지만 지난해 우리 학교의 학생회장과 부회장을 뽑는 선거가 있었다.

선거 운동 기간에 후보들은 각자의 공약을 내걸고 학생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하지만 최선을 다하는 후보들의 모습과는 달리 투표권자인 학생들은 무관심했다. 학생회 임원들이 할 수 있는 일이 제한돼 있어 후보들의 공약이 비슷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러하니 자연스럽게 평소 자신과 친한 후보에게 투표하거나 입소문을 듣고 대표를 뽑게 된다.

문제는 또 있다. 학생회 임원 자리가 대학에 진학할 때 가산점을 딸 수 있는 형식적인 자리라는 인식을 대다수의 학생들이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심지어 대학에 가기 위해 학생회장 하려 한다는 친구들의 눈총을 받고 싶지 않아 입후보를 포기하는 학생들이 있을 정도다.

학생회 임원은 전교생의 이익을 대변하고 학교 운영에 참여할 수 있는 일종의 봉사직이다. 그런데 여러 가지 이유로 자신들의 대표를 뽑는 선거에 무관심한 것이다. 그런 학생들이 정작 어른이 되면 지방자치단체장이나 국회의원 등 민생을 책임지는 대표를 뽑는 선거에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학생들이 주인 의식을 가지고 선거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학교에서부터 민주시민의 기본 권리와 대표자 선택에 대한 책임, 선택 요령 등을 교육해야 한다.

유영동(본지 학생 명예기자·충남 호서고등학교 예비 3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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