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깔있는 聲 로커 앨라니스 모리셋 4년만에 새 앨범 내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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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8면

확실한 자기 목소리로 당당하게 노래하는 여성 로커 앨라니스 모리셋(사진)이 새 앨범 '언더 러그 스웹트'를 발표했다. 정규 앨범으로는 1998년 이후 4년 만이다.

캐나다 출신의 이 싱어송라이터는 95년 내놓은 '재그드 리틀 필'을 비롯해 네장의 앨범을 합쳐 전세계에서 4천만장을 팔며 대형 록 스타로서 입지를 굳혀왔다. 특히 그녀는 가난한 제3세계 국가들의 부채 탕감을 호소하는 콘서트에 동참하는 등 사회 참여적인 면모를 보여 록 그룹 U2와 맥을 같이하는 지적인 뮤지션으로 확실한 이미지를 굳혔다. 2000년 레바논·크로아티아·터키 등 중동·동유럽 투어는 그녀의 이런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었다.

그녀는 가수뿐 아니라 종합 아티스트로서의 모습도 과시하고 있다. 자신의 뮤직비디오를 스스로 연출했고, 영화 '도그마'에서는 신(神)으로 등장했는가 하면, 현재 국내에서도 인기리에 방영 중인 영화 전문채널 HBO의 오리지널 시리즈 '섹스 앤드 더 시티'에도 출연했다. 연극 '버자이너 모놀로그'에도 출연한 그녀는 최근 9·11 테러 희생자를 위한 공연과 아프카니스탄 난민 돕기 공연 등 자선 공연에도 앞장서고 있다.

그녀는 97년 내한 공연 등을 통해 국내에도 확고한 팬층을 확보해 그동안 모두 20만장의 앨범을 국내에서 판매하는 등 인기 외국 뮤지션으로 자리 잡았다.

새 앨범에는 모두 열한곡이 실려 있다. 평화로운 만돌린 연주가 인상적인 마지막 트랙 '유토피아'는 9·11 테러 이후 증오가 난무하는 세상을 바라보며 사랑의 세상을 기원하는 뜻에서 만든 곡이라고 한다.

높은 음악성을 유지하면서 세상과 이웃에 대해 이야기하고 자신의 뜻을 행동으로 옮기는 로커가 대중의 사랑까지 받는다는 건 분명 드문 행복일 것이다.

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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