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 넘쳐 증축공사 한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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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수출 기여도가 큰 구미·창원 공단에 훈풍이 불고 있다. 경북 구미공단에는 삼성·LG 등 전자제품 공장의 가동률이 올들어 부쩍 높아졌다.경남 창원공단의 중공업체들도 순항 중이다. 대한상공회의소 엄기웅 상무는 "우리 주력 산업인 전자·중공업의 실물경기가 좋다는 것은 올들어 수출 감소세가 수그러들고 있다는 통계와 함께 반가운 징조"라고 말했다. 두 공단에서 선전하는 현장 두 곳을 찾았다.

편집자

22일 오후 4시 경남 창원공단의 두산중공업 크랭크샤프트 공장에는 생산시설을 50% 가량 늘리는 증축공사가 한창이었다. "쿵쿵쿵…뚝딱뚝딱…"소리 때문에 말소리가 잘 들리지 않을 정도.크랭크샤프트는 선박 엔진의 피스톤 왕복운동을 프로펠러 회전운동으로 바꿔주는 설비다.

그 옆 건물에선 완성된 터빈을 크레인으로 이동하는 작업이 분주했다. 수주 물량은 2005년까지 작업할 게 꽉 찼다. 박병환 터빈 공장장은 "2백47명 근로자들이 2,3교대로 일하지만 납기를 대기가 벅찰 정도"라고 말했다.

두산중공업(옛 한국중공업)은 '민영화 1년'만에 적자를 흑자로 바꿨다. 민간기업다운 구조조정과 체질개선 노력에다 해외 발전설비 물량을 적극 공략한 때문이다.

지난해 1조원 규모의 아랍에미리트 담수설비 등 대형 프로젝트 수주에 잇따라 성공했다.이에 따라 지난해에도 수주실적(3조6천여억원)이 전년 대비 9.5% 늘었다. 해외 비중이 40%대에서 60%로 치솟는 등 영업의 질도 개선됐다.

경기가 매우 나빴던 지난해에도 매출(2조4천여억원)이 2.5% 늘었을 뿐 아니라 전년 당기순손실(2백48억원)을 공교롭게 같은 규모의 당기순이익으로 바꾸어놨다. 전체 인력의 15%(1천1백60명)를 줄이면서도 거둔 성과다.

다른 중공업 회사 출신의 최송학 부사장은 "돈 안되는 사업은 과감히 철수한다는 사기업 마인드를 고취하기 위해 간담회·설명회 등을 다른 기업에 있을 때보다 5배 이상 하고 있다"고 말했다.

창원=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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