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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오페라가 아름답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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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5면

국립오페라단과 모스크바 음악원 오페라단이 안토니오 살리에리의 '음악이 먼저, 말은 나중'(1786년), 지오반니 파이지엘로의 '허튼 결투'(1782년),블라디슬라프 아가폰니코프(66)의 '이웃집 여인'등을 국내 초연한다.3월 20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열리는 제4회 서울 국제 소극장 오페라축제 참가작이다.

빈 궁정악장을 지낸 이탈리아 출신 작곡가 안토니오 살리에리는 여섯 살 아래인 모차르트의 라이벌로 잘 알려진 작곡가다. 그의 오페라 '음악이 먼저…'는 오페라에서 영원한 숙제로 남아있는 음악과 가사와의 역학관계를 잘 묘사한 작품이다.

오페라 작곡을 의뢰받은 작곡가는 대본작가에게 미리 작곡해 놓은 곡에 적당히 가사를 붙이자고 제안한다.

'허튼 결투'는 정략결혼과 삼각관계로 얽힌 해피엔딩의 코미디. '이웃집 여인'은 남편과 애인이라는 두 얼굴을 가진 남성과 두 여인의 몰락을 다룬 사회풍자극이다. 두 여인과 남자만 무대에 등장하는 단촐한 드라마지만 그만큼 심리묘사가 뛰어나다.

림스키 코르사코프의 2인극 '모차르트와 살리에리'(1897년)도 함께 무대에 올린다. 19세기 말 유럽에 널리 유포돼 푸슈킨의 소설과 영화 '아마데우스'에서도 등장한 살리에리의 모차르트 독살설을 오페라화했다.

모스크바 음악원 오페라단 주역가수들과 호세 카레라스 국제성악콩쿠르에서 1위에 입상한 소프라노 박선영, 국립오페라 아카데미 1기 수료생들이 대거 출연해 국내외에서 갈고 닦은 젊은 기량을 마음껏 선보인다.

지휘 정성수·박영민·파벨 란도, 연출 최지형·이호현·블라디미르 주다노프.1시간 내외의 단막극들이라 18세기 이탈리아 오페라와 19~20세기 러시아 작품을 한 쌍씩 엮어 연속 상연한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쏠쏠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소극장 오페라의 매력에 푹 빠져보면 어떨까. 23~27일 오후 7시30분. 토 오후 4시 추가, 일 오후 4시. 02-586-5282.www.casaopera.com.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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