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백화점 식품매장 달라졌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14면

백화점 식품매장이 달라지고 있다. 손님을 끌어모으기 위해 싼 미끼상품을 팔던 수퍼마켓형 식품매장에서 벗어나 저마다 개성있는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엇비슷한 상품 구색으로는 대형 할인점들과 경쟁할 수 없게 된 때문이다. 올해는 롯데·현대백화점 본점이 식품매장을 바꿨다. 백화점 지하의 식품매장 리모델링 원조는 신세계 백화점 강남점이다. 신선식품과 수입 식품 위주의 식재료, 다양한 반조리 식품을 갖춘 작은 수퍼마켓으로 차별화를 선언했다. 또 완전조리 음식을 파는 델리와 푸드코트도 선보였다. 이
처럼 수퍼마켓·델리·푸드코트 등으로 삼원화된 매장 구조는 최근 다른 백화점들에까지 전파되고 있다. 그러나 내부 분위기와 마케팅 방법 등은 저마다 다르다. 최근 본지 주부통신원인 위은실·김은주씨가 달라진 백화점 식품매장을 둘러보고 주부 고객 입장에서 비교 평가해 보았다. (★표는 백화점 지하 식품부에 대한 주부모니터 평가.★=1점 ☆=0.5, 5점 만점)


<그래픽 크게보기>


◆ 롯데백화점=요즘 관심이 높은 유기농 코너가 단독 매장으로 꾸며져 쇼핑이 편리한 것은 장점이었다. 또 제품 특성별로 단독매장 형태를 취한 것도 의외로 쇼핑거리를 줄여줘 편리했다.

그러나 부스 형태로 칸막이가 많아 전시장에 온 듯한 거리감이 생기고, 통로가 좁아 아이를 데리고 다니기에는 불편한 느낌을 주었다. 신선식품 비중이 낮고 외국인을 겨냥한 선물용품이 많았다.

델리의 경우 종류가 다양했다. 또 포장 단위나 음식이 소가족이나 독신자가 먹기에 적당했다. 가장 괜찮은 곳은 푸드코트였다. 음식 종류도 다양했고, 깔끔한 인테리어에다 식품관에서 독립적으로 위치해 마음에 들었다.

☞ 모두 5단계로 공사가 진행 중이며, 지금까지 푸드코트.웰빙식품.명품식품 등 3단계까지 마무리된 상태. 어류 및 젓갈.김치 코너와 정육 등 전문매장의 4, 5단계는 내년 2월 새단장해 문을 연다.

◆ 현대백화점=수퍼마켓의 경우 식품에만 조명을 비추고, 동선에는 조명을 없앤 인테리어가 차분한 느낌을 준다. 동선이 넓어져 쇼핑이 훨씬 쾌적하다. 채소.과일 등의 포장 단위가 다양하고 신선하다. 생선도 모두 손질 포장돼 있어 매장에 비린내가 나지 않는다. 그러나 육류를 비롯해 상품 값이 다소 비싸다. 공산품이나 인스턴트 식품은 코너가 외진 데다 협소해 없는 제품이 많아 불편하다.

델리존은 메뉴가 적었고, 델리가 있어야 할 장소에 생활잡화 매장들이 들어서 정리가 덜 된 느낌이다. 푸드코트는 다른 백화점들과는 달리 모두 이름을 내걸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인사동.강남 일대의 유명 식당들이 한 자리에 모여 일품음식들을 팔고 있다. 이름 값만큼 맛도 좋고 도자기 그릇에 내놓은 음식도 정갈하다.

☞ 현재 3단계 리뉴얼 공사 중 2단계가 끝난 상태다. 내년 상반기까지 잡화가 있는 나머지 구역을 와인 숍과 수제치즈 숍 등 건강식품을 중심으로 한 상품 구색으로 새롭게 리뉴얼할 계획이다.

◆ 신세계백화점=밝고 통일감 있는 배치가 마음에 든다. 수퍼마켓은 식자재가 다양하고, 활어 수족관이 있어 신선함을 강조하고 있는 것도 눈에 띈다. 가장 좋은 것은 델리다. 손님을 초대하고도 장바구니만 들고 나가면 한 상 차려낼 수 있을 정도로 믿음직하다. 델리 코너 중 일부를 주기적으로 음식을 바꾸는 테마 델리 형태로 유연하게 운용하고 있어 마음에 든다. 그러나 푸드코트는 늘 어수선해 불편하다. 코너 사이에 벽을 두어 혼잡을 피한 것은 좋지만 좌석이 부족한 느낌이다. 웰빙 코너를 따로 두고 있지만 웰빙과 관련없는 제품들이 많고, 만물상을 떠올릴 만큼 제품 구성이 복잡해 특별 코너 취지를 무색하게 만든다.

☞ 개장 당시부터 계획된 매장이라 가장 다양한 구색을 갖춘 식품매장. 테이크아웃 개념을 도입한 델리가 가장 강하다.

정리=양선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