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박물관 1호 보물 (40) 한얼테마박물관 ‘첫 지하철 1호선 객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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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4년 8월 15일 서울역~청량리 구간을 처음 운행한 서울 지하철 1호선 객차. [최정동 기자]

1974년 8월 15일은 역사적인 날입니다. 우리나라 첫 지하철인 1호선 서울역~청량리역 개통식이 열린 날이지요. 일본 히다치사에서 제작한 열차 60량을 50억원에 들여와 6량 1조로 운행을 시작했습니다. 박정희 대통령이 경부고속도로에 이어 지대한 관심을 보이던 ‘각하의 사업’이기도 했습니다. 3년 4개월간 330억원을 들여 완공한 대규모 사업이었죠. 당연, 개통식 당일 박 대통령 내외가 시승할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무산됐습니다. 이에 앞서 열린 장충동 국립극장 광복절 행사에서 육영수 여사가 문세광의 총에 맞아 운명했기 때문이죠.

서울은 이제 거미줄 같은 지하철을 빼놓고는 이야기할 수 없는 도시입니다. 지하철 시대를 개막한 1호선 열차는 24년간 운행을 마치고 퇴역했습니다. 철도박물관에 온전한 형태로 보관된 6량, 한얼테마박물관에 보관된 12량을 제외하곤 폐기됐습니다. 한얼테마박물관의 1호선 열차는 전시실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당초 유물로 구입했지만 박물관 터를 확보하지 못해 객차 안에 유물 20만 점을 쌓아놓은 겁니다. 객차는 비바람에 노출돼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보여줍니다. 객차 덩치가 크고 운반 조건이 까다로워 여주까지 옮기는 데에만 1년이 걸린, 사연 많은 유물입니다.

글=이경희 기자
사진=최정동 기자

◆한얼테마박물관(www.han-ul.or.kr)=이우로(83) 관장이 평생 수집한 유물 50만 점을 바탕으로 설립한 체험형 박물관이다. 의료기기·카메라·축음기·방송장비·고문서·동물표본 등 온갖 분야를 망라한다. 이 관장 인터뷰는 13일자 중앙SUNDAY에 실린다. 031-881-6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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