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경기 조기회복" 낙관론 확산 韓銀 분석 리먼 브러더스 등 성장률 잇따라 상향 조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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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미국 경기의 회복 시기가 앞당겨질 것이라는 낙관론이 확산되고 있다.
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리먼 브러더스 등 주요 예측기관들은 미국의 올 1분기 성장률을 지난해 12월에만 해도 -1.5~1.7%로 예상했었으나 지난달 하순에서 이달 초 사이 0.5~2.5%로 잇따라 상향 조정했다.
2분기 성장률 전망치도 0.5~3.0%에서 2.0~4.0%로 올렸다. 경기회복 시점 역시 원래 예측은 올 중반이었으나 늦어도 2분기, 이르면 1분기로 당겨지는 추세다.
한국은행은 또 비즈니스위크 등 해외 자료들을 바탕으로 해, 미국 경제에서 금융·소매·방위 산업 등의 경기는 좋아지는 반면 자동차·건설·통신·금속·여행산업은 경기부진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보험업은 보험료를 크게 올려 9·11 테러 사건으로 입은 손실을 만회하고, 방위·보안사업은 테러사건 영향으로 계속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했다.
자동차산업은 지난해 무이자 할부 판매량이 많아 올해 자동차 판매대수가 지난해보다 줄어들고, 건설업은 기업들의 감량경영 추세로 경기가 나빠질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은은 밝혔다.
경기전망에 대해 한은은 "낙관론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이던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관계자들도 1월 중순부터 경기회복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언급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예컨대 앨런 그린스펀 연준 의장은 지난달 11일 샌프란시스코 강연에서 경기회복에 미치는 부정적 요인들을 강조했었으나 24일 상원 예산위원회 증언에서는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하면서도 경기회복을 제약하는 요인이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는 것.
한국은행은 미국 경기의 회복 시기나 모양에 대한 불확실성이 아직 남아 있긴 하지만 낙관론과 신중론 어느 쪽이든 회복속도가 완만할 것이라는 데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동안 경기가 나빴는데도 소비는 크게 줄지 않았기 때문에 경기가 좋아진다 해도 소비가 급격히 늘 것으로 기대하긴 어렵고, 제조업 가동률이 70%대에 그쳐 당분간 설비 투자가 부진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허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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