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대선 재투표…유셴코 단독 출마할 수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6면

26일로 예정된 우크라이나 대선 재투표에서 빅토르 유셴코 야당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레오니트 쿠치마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여권 후보인 빅토르 야누코비치 총리에 대한 지지를 철회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쿠치마 대통령은 6일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어떤 면에서 보더라도 내가 그(야누코비치)라면 출마하지 않겠다"며 "우리는 후보 1명에 대한 신임 투표를 치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일간 브레먀는 7일 "쿠치마 대통령이 자신의 승계자로 지목했던 야누코비치와의 관계를 실질적으로 끊은 것 같다"고 보도했다.

야누코비치는 그러나 결선 재투표에 나서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6일 "사퇴 압력을 받고 있지만 내 뒤에는 수백만명의 지지자가 있는 만큼 선거에 참가하겠다는 내 결심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또 이날 밤 쿠치마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리트빈 의회 의장을 만나 "선거 전까지 총리직을 유지시켜 주고, 현 정부가 선거 종료 때까지 활동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 정치상황은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의회는 7일 비상회의를 열고 선거법 개정안.헌법 개정안.야누코비치 총리 내각 사퇴 문제 등을 처리하려 했으나 실패했다. 야당 측이 선거법.헌법 개정안 일괄 채택 조건으로 야누코비치 총리 해임을 요구했으나 쿠치마 대통령이 거부했다. 쿠치마 대통령은 그러나 18명의 중앙선관위원은 새로 선임, 의회에 승인을 요청했다.

모스크바=유철종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