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핵 외교적 해결" 북에 통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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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최근 북한과 두 차례 만나 북핵 문제를 외교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미 국무부가 6일 밝혔다.

애덤 어럴리 국무부 부대변인은 "지난달 30일과 3일 두 차례 뉴욕에서(미국과 북한 관계자들의) 만남이 있었다"며 "미국은 6자회담을 아무 전제조건 없이 조기에 재개할 준비가 돼 있으며, 핵문제를 외교적으로 해결하기 원한다고 북한에 통보했다"고 정례 브리핑에서 말했다.

그는 "우리는 북한에'6자회담이 핵문제를 해결할 무대'이므로 '6자회담을 계속하겠다는 약속을 지키라'고 촉구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이번 만남을 요청했으며 만남의 목적은 협상이 아니라 미국의 입장을 말해주기 위한 것"이라며 "미국 측에선 조셉 디트러니 대북협상 특사가 참석했지만 북한 측에선 누가 나왔는지 모른다"고 덧붙였다.

리처드 아미티지 미 국무부 부장관은 6일 "미국은 오랫동안 북핵 6자회담과 관련해 뉴욕 채널을 자주 사용해왔다"며 이번 접촉이 북.미 양자대화를 예고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한편 디트러니 특사는 6~11일 중국-한국-일본을 잇따라 방문해 6자회담 방안을 논의한다.

워싱턴=강찬호 특파원

[뉴스분석] 방관하던 미국 설득으로 전환

"북핵은 외교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의 공언을 미 행정부가 실행에 옮긴 것으로 보인다. "북한과 잇따라 만나며 뛰고 있는 만큼 다른 6자회담 참가국들도 미국과 한목소리로 북한을 끌어내 달라"는 암시도 된다.

그동안 "북한이 테이블에 나와야 대화할 수 있다"며 방관적 자세로 일관하던 미국이 적극적 설득으로 돌아선 것은 대화 분위기 조성에 긍정적이다.

그러나 북한의 반응이 문제다. 북한은 지난 3일 조선중앙방송 성명을 통해 이번 북.미 접촉에서 미국의 대화 복귀 요구를 또다시 거부했다. 내년 1월 부시 행정부의 새 외교안보팀이 출범할 때까지 기다려보겠다는 입장을 고집하는 것이다. 워싱턴 소식통은 "이번에 미국이 제스처를 보인 만큼 공은 다시 중국에 넘어갔다"며 중국의 대북 설득 부담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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