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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무덤가에서 춤추면 남자친구 생긴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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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오릉에 위치한 대빈묘

'남자친구가 없어 외롭다고? 그럼 장희빈묘에 가서 학춤을 춰봐.'

요즘 인터넷의 젊은 여성들 사이에 이같은 말이 유행하고 있다. 말뿐이 아니라 실제로 무덤에 가서 춤을 췄다는 사람도 적지 않다.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용두동에 있는 서오릉. 이곳에 희빈장씨의 무덤(대빈묘)이 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그의 무덤가에서 학춤을 추면 남자친구가 생긴다는 말(說)이 인터넷을 중심으로 퍼져갔다. '설'의 내용은 이렇다.

'장희빈의 묘에 가서 절을 하고 공물을 바친 후 학춤을 추면 남자관계가 잘 풀려 솔로는 애인이 생기고, 애인이 있는 여자는 애인과 관계가 좋아진다' 그리고 주의 할점 등도 함께 전파되고 있어 그럴듯함을 더해주고 있다. '묘를 찾기 전에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빨간색이 들어간 옷이나 물건은 모두 피하고 팥이 들어간 공물도 피한다' 일반적으로 붉은 색은 경건하지 못함을 의미하고, 팥은 귀신을 는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온 것과 관련이 깊어 보인다.

그러면 이 말을 믿는 사람들은 얼마나 될까? 서오릉을 직접 찾아가 봤다. 대빈묘 뒤에 있는 소나무가 눈에 띄었다. 바위를 뚫고 자란 소나무로 유명하다. 그만큼 기가 세기 때문에 좋은 기를 받아 솔로에서 탈출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은 아닐까.

그런데 서오릉의 관계자들은 최근에 젊은 여자 손님들의 방문이 부쩍 늘어났음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오릉 관리자 K씨는 “작년에는 별로 없었는데 올해 문화유산에 등재되면서 여자들이 많이 온다. 작년에 비해 젊은 여자 관람객이 서너 배 정도 증가했다”고 전했다. 매표소 직원 P씨도 “요즘 젊은 여자들이 자주 온다”며 “무슨 일이 있냐”고 되물었다.

대빈묘 뒤에 위치한 바위를 뚫고 자란 소나무

대빈묘를 찾은 문혜리(23 인천)씨는 “인터넷에서 글을 보고 혹시 나도 효과가 있을까 해서 호기심으로 찾게 되었다”고 말했다. 지난 4월 대빈묘를 방문한 이 모양(22 인천)은 “다녀온 후 짝사랑을 하던 남자와 만나는 일이 많아지고 나에게 관심과 호감을 많이 가지는 것 같다. 효과가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대빈묘에서 소원을 빌었다는 유 모양(21 양천)은 “소풍 기분으로 다녀왔다. 다녀온 지 한 달 정도 되었지만 아직 효과가 없다”고 말했다. 또 “대빈묘에 쳐진 울타리에 들어가서 막걸리 올리고 학춤 추는 여자를 봤다. 그러지 않았으면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무속인인 태백신녀는 대빈묘에 대한 이같은 속설에 대해 "모두 사실 일 것으로 본다. 인간은 어떤 믿음으로 행위를 하면 신의 도움이든 영의 도움이든 이루어진다. 과학적으로 증명을 도저히 할 수 없는 영의 세계가 분명 존재한다"고 말했다.

명지대 정은지 대학생기자

[*이 기사는 명지대 디지털미디어학과와의 산학협력으로 작성되었습니다. 특정 내용이 조인스닷컴의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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