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론 파산 직전 정부에 구원 요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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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워싱턴=김진 특파원] 케네스 레이 엔론 회장이 지난해 파산 직전 부시 행정부에 구제금융 등 구원을 요청한 사실이 드러났다.

워싱턴 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파산 신청 한달여 전인 10월 28일 레이 회장은 폴 오닐 재무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민간부문 구제금융 지원방법'에 대해 상의했다. 이어 다음날엔 돈 에번스 상무장관에게 전화해 "어떤 지원이라도 환영하겠다"며 구원을 요청했다. 그러나 두 장관 모두 "당시 레이 회장의 전화는 엔론의 재정적 어려움을 설명하는 일상적인 대화였다"고 해명한 바 있다.

레이 회장은 10월 초에도 백악관 예산국 관리들과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에게 전화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레이 회장은 이에 대해 "단순히 경기 진작 방안을 묻고 회사의 위기 상황을 알린 정도"라고 밝혔다. 그러나 워싱턴의 관련 소식통들은 파산에 직면한 레이 회장이 이들과의 통화에서 긴급 구조 요청을 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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