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람] 달력으로 민간외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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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대한항공 조양호(53)회장이 만든 새해 달력이 민간 외교관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趙회장은 눈 덮인 미국의 브라이스 캐년 국립공원 등을 찍은 사진 12점을 탁상용 달력으로 만들었다.

그는 달력 5백여부를 제작해 지난해 말 필 콘딧 보잉사 회장, 노엘 포기어드 에어버스 회장, 장 시릴 스피네타 에어프랑스 회장, 로드 에딩턴 영국항공 사장 등 해외 항공업계 최고경영자(CEO)와 재계의 지인들에게 새해 선물로 보냈다.

앨런 멀랄리 보잉사 사장은 "훌륭한 사진들이며 귀한 선물에 감사한다"는 답신을 e-메일로 보내왔다. 미국 비즈니스 위크지의 윌리암 쿠퍼 사장도 "가장 인상적인 선물을 받아 기쁘고, 훌륭한 사진솜씨"라며 좋아했다.

그는 해외출장 때 디지털 카메라와 디지털 캠코더를 꼭 챙긴다. 차량으로 이동하던 중 멋진 풍경이 눈에 띄면 차를 세워 촬영을 했다. 사진에 대한 그의 애정은 부친(조중훈 한진그룹 회장)의 영향이 크다. 부자의 사진 솜씨는 수준급이다.

趙회장이 1997년부터 4년여간 미국.호주.스페인.중국 등 해외출장 때 찍은 사진은 모두 1천5백여점에 이른다. 지난 해에는 약 1백40일을 해외에서 보내 모두 23만㎞(지구 6바퀴)를 움직였다.

그는 "세계 곳곳의 멋진 풍광을 사진에 담아 달력으로 만들어 선물하면 뜻이 있을 것 같아 처음 만들어 보았다"고 말했다. 그는 하셀블래드.콘택스 645.니콘 등 20여대의 카메라를 갖고 있다.

김동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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