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지상권' 금속 활자본 복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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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목판본만 전해지고 있는 직지심체요절(直指心體要節 ·약칭 직지)상권(上卷)이 금속활자본으로 복원됐다.

청주시는 금속활자장(匠)으로서 중요 무형문화재 제101호인 오국진(吳國鎭 ·57 ·청주시 상당구 수동)씨에 의뢰해 지난 2000년 9월 복원작업에 들어갔던 직지 상권의 금속활자(5천5백62자)가 최근 모두 주조됨에 따라 3일 그 인쇄본을 공개했다.

직지는 원래 상 ·하권으로 발간됐으나 상권은 목판본만 전해오고,프랑스 파리 국립도서관에 보관 주인 하권은 현존 최고의 금속활자본(1377년 인쇄)으로서 지난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됐다.이번에 복원된 상권 활자는 하권에 나온 서체를 본떠 만들어졌다.

吳씨는 밀랍으로 일일이 활자를 새기고 이를 이용해 형틀을 만든 뒤 여기에 쇳물을 부어 주조하는,자신이 복원에 성공한 고려시대 활자 제작 기술을 그대로 적용했다.

그는 96년 이같은 방법으로 하권 6천여자의 활자 복원을 완성했다.

시는 상권 인쇄에 쓰인 금속활자와 목판,그리고 주조과정을 담은 샘플 등을 청주 고인쇄박물관과 吳씨가 운영하는 고인쇄문화 전수관에 전시키로 했다.

시는 또 1239년 금속활자로도 인쇄됐던 것으로 알려진 남명천화상송증도가(南明泉和尙訟證道歌 ·일명 증도가) 목판본을 올해 금속활자본으로 복원할 계획이다.

고인쇄박물관 黃정하(42)학예실장은 “이번 상권 인쇄는 금속활자본이 없는 상태에서 목판본을 참고로 발간해낸 것으로 고인쇄문화의 우수성을 홍보하는 좋은 자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청주=안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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