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마오리족 '내 사랑 씨름' 찾아 한국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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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 2002 전주 세계소리축제에 참가한 마오리족의 공연 장면. [중앙포토]

마오리족이 주축인 뉴질랜드 씨름협회가 종주국을 찾아왔다.

부회장인 퀸틴 더프, 씨름 강사를 꿈꾸는 평회원 닉 맥나미 등 2명. 이들은 3일부터 경북 구미에서 열리는 천하장사대회 참관차 2일 먼저 '본토'를 밟았다. 번 위니타나 회장도 며칠 뒤 한국씨름연맹과 자매결연을 하러 온다. 세 사람 다 뉴질랜드 원주민인 마오리족이다. 특히 위니타나 회장은 뉴질랜드 내 16개 부족을 관할하는 추장이다.

이름만 '협회'지 아직 공식 대회 같은 건 없다. 그저 회원들끼리 모여 씨름을 즐기는 단계다. 하지만 협회라는 조직까지 갖춘 걸 보면 먼 나라 한국의 전통 씨름에 꽤 매료된 건 분명하다. 계기는 2001년 럭비선수 출신인 스포츠광 위니타나의 한국 방문이었다. 사업상 몇 번 드나들다 우연히 신원길 씨름연맹 심판위원장과 만나게 됐고, 신 위원장을 통해 씨름을 알게 된 것. 그는 거구들이 모래판에서 뿜어내는 힘과 화려한 기술을 보면서 "일본 스모보다 훨씬 재미있다"며 감탄했다고 한다. 그리고 귀국하자마자 협회를 만들었다. 현재 회원 수는 마오리족을 중심으로 50명.

이들은 그동안 신 위원장의 조카인 뉴질랜드 교포 신수현씨를 통해 씨름 관련 자료와 샅바 등을 구입해 왔고, 한국씨름연맹에 코치파견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날 더프 부회장과 함께 귀국한 신수현씨는 "한국과 뉴질랜드 씨름의 첫 공식 교류를 환영한다"면서 "마오리족은 한국인처럼 정이 많고 공동체 의식이 강하며 체격조건도 좋아 씨름에 제격"이라고 말했다.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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