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파키스탄 또 전운 감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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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인도 정부가 지난 14일 델리의 국회의사당에서 발생해 13명을 숨지게 한 공격사건의 배후로 파키스탄의 정보기관을 지목하고 군사.외교적 대응을 검토 중이라고 17일 밝혀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인도 정부의 관계자는 파키스탄 정보기관 ISI가 이번 공격을 계획했으며 파키스탄인 5명이 이슬람 무장단체 '라시카르 이 타이바'와 '자이시 이 모하메드'의 지원 아래 실행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안와르 마흐무드 파키스탄 정보장관은 인도측의 주장을 강력히 부인했다.

크리슈나 아드바니 인도 내무장관은 16일 "인도는 게릴라를 추적하기 위해 파키스탄 국경 너머로 병력을 파견할 권리가 있다"고 발언한 데 이어 18일 국회에서 "파키스탄의 지원을 받은 이번 공격은 인도의 지도부를 말살하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양국 모두 군에 고도 경계령을 내린 상태며 파키스탄은 국경지대에 병력을 증원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영국의 BBC 방송 등 외신들은 이번 사건이 전쟁으로 확대되긴 어렵다고 보도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전쟁 중인 미국이 인접 지역인 남아시아에서 분쟁이 일어나는 것을 용납하지 않으리란 것이 주된 이유다.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17일 "미국은 양국간 분쟁을 원치 않는다"고 천명했고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인도.파키스탄은 대테러 전쟁을 혼란시키는 어떤 행동도 해선 안된다"고 못박았다.

이에 따라 외신들은 인도가 파키스탄을 테러지원국으로 부각, 국제여론을 인도 편으로 끌어들이는 데 이번 사건을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양국이 영유권을 놓고 분쟁을 벌여온 카슈미르 지역에서의 국지전은 격화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강찬호 기자

*** 인도-파키스탄 분쟁일지

▶ 1947년 10월 카슈미르 놓고 제1차 인도·파키스탄 전쟁 발발

▶ 49년 7월 휴전,파키스탄 카슈미르의 3분의1(잠무 카슈미르)차지

▶ 65년 9월 제2차 인도·파키스탄 전쟁 발발

▶ 71년 제3차 인도·파키스탄 전쟁발발,카슈미르 분쟁격화

▶ 72년 7월 49년 휴전 당시와 비슷한 수준으로 국경 재획정

▶ 89년 인도령 카슈미르에서 분리주의 세력들의 반란 발생

▶ 99년 7월 파키스탄,카슈미르 국경넘어 인도 공격.카길 분쟁 발발

▶ 2001년 10월 인도,파키스탄내 군사요충지 폭격.분쟁 격화

▶ 12월 인도 델리 의사당 무장괴한 공격으로 13명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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