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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가 짱이야" 장나라 탤런트 등 종횡무진 활약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9면

"발 좀 편하게 올리면 안될까요?"

그녀의 첫마디였다. 고개를 끄덕였더니 잽싸게 신발을 벗고 두 발을 의자 위에 포갠다. 그녀는 TV에서 보던 그대로 구김살이 없었다.

'나라짱'. 가수.연기자.MC로 종횡무진 활약 중인 장나라(21.중앙대 연극과 1년)에게 팬들이 붙여준 애칭이다. 중.고생은 물론 성인들에게까지 '나라짱' 열풍이 불고 있다. 하루 1천5백여 통의 e-메일이 도처에서 날아든다.

그녀는 지난 4월 1집 앨범을 내고 가수로 연예계에 신고식을 치렀다. 그러나 그가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7월 MBC 시트콤 '뉴 논스톱'에 출연하면서. 여기서 그녀는 시청자들의 상상을 뛰어넘는 '엽기' 연기로 단번에 시선을 모았다.

화장실에 앉아 얼굴이 빨개질 때까지 힘을 주고, 술에 취해 횡단보도를 사다리로 알고 기어가는 모습이 화면에 잡혔다. 학교 벤치에서 잠들어 얼굴 반을 시커멓게 태우는가 하면, 소시지를 씹다 말고 입을 쩍 벌린다.

"처음엔 예쁘지 않은 인상을 남기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하다 보니 재밌어서 제가 더 오버했어요."

드라마로 얻은 인기는 그녀를 가수로서도 뜨게 만들었다. 그녀는 최근 '고백'이란 노래로 방송사 가요 프로에서 1위를 차지했다. 후속곡 '4월 이야기'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 올해 최고 신인가수 중 한명으로 꼽히고 있다. 이런 인기를 등에 업고 얼마 전에는 MBC '생방송 음악캠프'의 MC자리도 맡았다.

그녀는 중견 연극배우 주호성(본명 장연교)씨의 딸이다. 사실 그녀의 '끼'는 일종의 유전이라고 할 수 있다. 오빠 장성원은 중앙대 연극학과 선배이고, 어머니 이경옥씨도 TBC 공채 탤런트 출신이다.

"유치원 때부터 직업이 연기자밖에 없다고 생각했어요. 노래까지 부를 줄은 몰랐지만요."

노래에 관심을 가진 건 고등학교때부터였다. TV 중독증에 걸렸던 그 시절, 그녀는 오전 4시에 일어나 케이블 음악 채널을 보고 학교에 갔다. 학교에선 비록 '잠자는 소녀'란 별명을 얻었지만. 음악하는 친구들도 그때 많이 사귀었다고 한다.

"이건 비밀인데요, 사실은 음치 집안이에요. 아빠는 '망부석'이라는 노래 하나로 평생을 버텨 오셨는걸요."

자신도 처음 노래를 시작했을 때보다 엄청난 발전을 했다고 태연하게 말하는 그녀. 하지만 그녀의 노래 솜씨는 방송가에선 이미 소문 나 있다. 립 싱크 가수가 넘쳐나는 상황에서 그녀는 자신의 노래를 거의 대부분 라이브로 부른다.

그녀가 시청자들을 사로잡는 이유는 뭘까. "주변에서 언제나 볼 수 있는 평범함이지요." 그녀의 대답이다. 그 말을 듣고 그녀를 보니 모든 것이 '원만하게' 동글동글하다. 눈도, 입도, 얼굴형도, 심지어 머리 모양까지 사방 짱구인 원형이다. 이 원의 조화가 그녀를 친근감 넘치는 우리의 동생, 누이로 보이게 만드나 보다. "내년에도 연기자와 가수로 최선을 다하고 싶어요. 물론 좋은 작품이 있으면 언제든지 연극에도 뛰어들거고요."

이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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