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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원형 복원된 황포돛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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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무형문화재 조선장 김귀성씨에 의해 전통 한선으로 원형 복원된 황포돛배가 27일 경기도 하남시 미사동 한강 조정경기장에서 시범 진수됐다. (하남=연합뉴스)

조선공(造船匠) 김귀성씨, 황포돛배 원형 복원

하천 뱃길이 주요 운송로였던 시절 생활필수품을 실어나르던 황포돛배가 한 장인(匠人)에 의해 원형 그대로 복원됐다.

경기도 무형문화재 11호 조선장(造船匠) 기능보유자 김귀성(金貴星.53)씨는 27일 경기도 하남시 미사동 한강 조정경기장에서 전통 한선(韓船)으로 제작된 황포돛배를 공개했다.

하남시가 지난해 도.시비 8천700만원을 확보해 관광용으로 제작.의뢰한 이 배는 길이 20m, 너비 4.3m, 돛대 11.5m 크기로 지난 14일 양평 두물머리에서 진수된 축소형 아닌 예전에 운항되던 규모와 제작방식을 최대한 살려 복원한 것이다.

한선 핵심은 수심이 얕은 곳에서도 짐을 싣고 오갈 수 있도록 배 바닥이 강 바닥을 따라 움직이도록 만드는 기술이다.

김씨는 이를 위해 배 바닥에 활처럼 생긴 곱장쇠를 가로질러 끼고 아엽을 파기(양옆에 홈을 파 나무와 나무를 붙이는 방법)와 동머리잇기(나무와 나무를 잇는 것)로 배 바닥이 강 바닥을 따라 파도처럼 출렁이도록 만들었다.

배를 만드는데에는 마르면 물을 먹지 않는 수령 70년이 넘는 낙엽송이 이용됐고 곱장쇠, 계단 등 부속품에는 ?玖庸?유연한 아카시아나무가 사용됐다.

하남시는 이 배를 저수지나 조정경기장에서 제한적으로 운행하거나 한강에 전시하는 방안 등 활용방안을 결정한 뒤 내년 봄 진수식을 가질 예정이다.

하남시 배알미동에서 9대째 살고 있는 김씨는 무형문화재 조선장 1대로 평생 3천여척의 한선을 만들었던 아버지(고 김용운)를 통해 14살 때부터 조선기술을 배웠으며 김씨의 아들(20)도 아버지에 이어 가업을 이을 작정이다.

김씨는 "팔당댐이 들어서기 전 한강에는 숯과 장작, 강화 소금을 나르던 300여척의 황포돛배가 있었다"며 "다시 한강에 사람을 태운 전통 한선이 뜨는 날이 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상수원보호구역이 아닌 한강 대하섬 상류에 임금이 타던 용선(龍船)과 대형 유람선인 정자각선을 제작해 관광용으로 운항하는 계획을 도에 제안했다.

또 정조가 수원 화성을 행차할 때 한강 마포와 노량진 사이에 배 271척을 연결하고 그 위에 나무판과 잔디를 깔아 만들어었던 배다리(舟橋)를 재현하는 꿈도 갖고 있다.

그는 "한강 대하섬 상류 관광용 한선이 뜨고 한강에 배다리를 재현한다면 전통문화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고 외국인 관광객들의 눈길을 끌 수 있는 경쟁력있는 관광자원이 될 것"이라며 정부와 자치단체의 관심을 촉구했다. (하남=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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