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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도 민주당도 ‘후보’ 싹 바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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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6.2지방선거 서울의 구청장 선거 결과는 총선과 대선까지 점쳐볼 수 있는 ‘리트머스 시험지’ 역할을 한다. 실제로 2006년 25개 구청장을 싹쓸이했던 한나라당은 2년 뒤 실시된 총선에서 47석중 40석(민주당 6석, 창조한국당 1석)을 휩쓸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새로운 인물을 내세워 승리를 노리고 있다. 한나라당의 현역 구청장 교체비율은 62.5%다. 지난 지방선거 때의 38.1%보다 훨씬 높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한나라당 구청장 25명 중 뇌물수수 등의 비리로 6명이 도중하차한 것을 계기로 참신한 인물로 대거 교체했다”고 말했다. 현역인 19명의 구청장 가운데 3선 연임 제한에 걸린 3명(동작 김우중, 용산 박장규, 은평 노재동)을 제외한 16명 중 6명(성동 이호조, 성북 서찬교, 노원 이노근, 중랑 문병권, 강서 김재현, 구로 양대웅)만 재공천을 받은 이유다.

당선 안전권으로 꼽히는 강남벨트(송파 박춘희, 강남 신연희, 서초 진익철, 동작 이재순)와 지지세가 비교적 견고한 중(황현탁)·종로(정창희)·양천구(권택상) 등에서 물갈이를 했다. 지역구 의원과의 불화나 일부 지역의 여성 전략공천도 물갈이에 영향을 미쳤다. 빈 자리를 국회의원 보좌관과 시의원 출신 7명이 차지했다. 한나라당은 광진(구혜영)·동작(이재순)·강남·송파(박춘희)에 여성 후보 4명을 공천했다.

민주당은 청와대 전직 비서관이나 행정관, 국회의원 보좌관 등 386세대를 대거 투입했다. 이들은 경선을 거쳐 민주당이 강세를 보이는 강북벨트(노원 김성환, 성북 김영배, 금천 차성수, 은평 조길형, 도봉 이동진)의 후보로 선출됐다. 민주당은 영등포(조길형)·강서(노현송)·구로(이성)·관악(유종필) 등 강서벨트에서의 실지회복을 노리고 있다. 민주당 영등포 구청장 후보로 나선 조길형 전 구의회 의장은 “4년 전 에는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이 나뉘어 있었지만 지금은 한 울타리 안에 있다. 구도가 많이 좋아졌다”며 기대를 나타냈다. 민주당은 여론 조사 결과 박빙 지역이 많아 지난번 선거와는 달리 전패를 기록하진 않을 것으로 자신한다. 민주당은 여성 후보는 한 명도 내지 못했다. 현직 구청장 중 공천을 받지 못한 강남(맹정주)·광진(정송학)·금천(한인수)·도봉(최선길)·영등포(김형수) 구청장은 13일 무소속 연대를 선언했다. 맹정주 전 구청장은 “정치권에서 구청장을 소모품으로 여기는 것 같다”며 “반드시 당선돼 정치권의 잘못된 시각을 바로잡겠다”고 말했다.

박태희·한은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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