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지사 후보들의 표심 잡기 경쟁이 뜨겁다. 한나라당 김문수 후보(왼쪽)는 17일 정몽준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희망캠프 현장회의’에서 선거 승리를 다짐했다. 국민참여당 유시민 후보도 이날 민주노동당을 방문, 강기갑 대표와 야권 연대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안성식 기자], [연합뉴스]
그러나 이후 김문수·유시민 두 사람의 행보는 크게 엇갈렸다. 김 후보는 90년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과 함께 민중당을 창당했다가 96년 신한국당에 입당하면서 우파의 투사로 변모했다. 유 후보는 88년 평민당 이해찬 의원의 보좌관으로 정치권에 발을 들여놨다가 독일 유학을 다녀온 뒤 2002년 대선 때 개혁당을 창당, 노무현 전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성장했다.
두 사람이 이번에 선관위에 제출한 핵심 공약도 서로 다른 이념 색채를 반영하고 있다.
김 후보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3개 노선 174㎞ 동시 착공’을 제1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념과 무관한 철저한 실용주의 공약이다. 경기도 서부 메가경제권 육성, 경기도 북부 첨단산업기반 확충 등도 마찬가지다. 반면 유 후보는 ‘4대 강 사업 반대’를 대표 상품으로 강조했다. 이명박 정부 심판이란 정치적 컨셉트를 확실하게 드러낸 것이다. 유 후보는 또 김 후보가 “북한식 사회주의 논리”라고 비판했던 무상급식을 2014년까지 초·중학교에서 전면 실시하겠다고 각을 세웠다.
두 사람은 지난 14일 방송토론회에서 상대방을 향해 “제가 어려울 때 옥바라지를 해 주신 분”(김 후보), “정열적이고 부지런하고 확신이 강한 분”(유 후보)이라고 덕담을 건넸다. 아직 과거의 인연을 의식하고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앞으로도 이런 분위기가 계속될지는 알 수 없다. 경기지사 선거는 여야의 운명을 좌우할 최대 승부처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캠프 누가 뛰나=김 후보 캠프는 재선에 도전하는 캠프치곤 단출한 편이다. 보좌관 출신인 재선의 차명진 의원이 선거 전략을 총괄한다. 최우영 전 경기도 대변인(정책), 노영수 전 도지사 비서실장(홍보), 안병도 부천오정 당협위원장(기획) 등 ‘김문수 사단’이 캠프의 주축이다. 대언론 관계는 일간지 출신의 이상호 언론팀장과 이진동 전 안산상록을 당협위원장이 맡고 있다. 원내에선 나성린 의원이 정책개발을, 손숙미 의원이 여성 분야를 돕고 있다.
유 후보는 그동안 ‘개인기’에 의존했으나 조만간 야권 단일후보 위상에 맞는 초당적 선대위를 꾸릴 계획이다. 공동선대위원장 중 한 명은 단일후보 경쟁자였던 민주당 김진표 최고위원이 맡는다. 캠프 실무는 문태룡(전 열린우리당 기획위원) 선거대책본부장이 총괄한다. 선거전략은 야권후보 단일화 협상대표였던 임찬규 전 청와대 행정관이 짜고 있다. 정책공약은 노학래 국민참여당 정책위원장이 책임지며 공보업무는 김희숙 대변인이 맡았다.
글=김정하 기자
사진=안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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