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카드는 중매결혼한 부부 … 루이뷔통은 복종적 사랑 요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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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루이뷔통은 소비자에게 복종적 사랑을 요구하고, 네슬레·레고는 언제 만나도 반가운 소꿉친구 같은 사랑을 느끼게 한다. 애플이 신제품을 출시할 때마다 사람들이 애플 스토어 앞에서 장사진을 치는 이유는 이들이 애플이란 브랜드와 사랑에 빠졌기 때문이다.

삼성경제연구소 최순화·이민훈(수석연구원) 박사는 최근 국내외 16가지 브랜드의 이야기를 담아 『I Love(아이 러브) 브랜드』(사진)라는 책을 펴냈다. 이 책은 브랜드를 사람에 빗대 소비자와 브랜드를 애정 관계로 바라보는 참신한 시각으로 서점가의 주목을 받고 있다.

예컨대 비자카드와 소비자는 중매결혼의 남녀 관계, 플레이보이는 ‘첫눈에 반해 불타오르는 로맨스’에 비유하는 식이다. 국내 브랜드 중 박카스는 친밀감, G마켓은 열정, 포스코는 신뢰 관계를 잘 구축한 것으로 평가했다. 친밀감·열정·신뢰의 삼박자가 균형을 이룬 ‘완성된 사랑’의 브랜드로는 애플과 애니콜을 제시했다.

이 박사는 “이제는 값싸고 질 좋은 제품을 내세우는 것만으로는 더 이상 소비자의 관심을 받을 수 없다”며 “가족·친구·연인처럼 소비자를 사랑에 빠지게 하는 브랜드가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최 박사는 “브랜드가 사랑을 얻기 위해선 영화나 TV 드라마처럼 브랜드 자체의 ‘드라마 전략’이 필요하다”며 “단순한 이야깃거리 찾기가 아닌 총체적인 관점에서 브랜드가 사람처럼 말하고 행동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정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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